좋은 시 102

별꽃

별꽃 -성영희 나 오늘 하루 꽃으로 살고 싶네. 어둑한 지하 셋방 어린 오누이의 머리맡에 개나리로 피고 싶네 25시 감자탕 집 설거지하는 엄마는 짓눌린 어깨 주무르다 쪽문으로 난 하늘을 보네 괜찮아요, 괜찮아요, 동쪽 하늘에 몰아 뜬 별 반짝반짝 웃으며 젖은 손 잡아주네 저 별들 모조리 빌려다가 깜깜한 골목에 뿌려놓을 순 없을까 나, 그 길가 울타리 꽃으로 펴서 퇴근하는 엄마의 바람막이 되고 싶네. 나의 다실

좋은 시 2014.04.15

가을비 내리고

가을비 내리고 /김병렬 이 가을 그대 한 잎 낙엽으로 떨어져 어깨 위에 내리면 나의 외로움 속절없이 피다 지는 갈대가 되나니 그대 사추(思椎)의 나래 접고 내 곁에 누우면 나의 그리움은 불그레 노을로 타나니 추적추적 내 우수의 이마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금시 강물로 되어 한 척 종이배로 가리니 나의 노래는 꿈에 젖으며 그리움에 젖으며 샛노란 은행잎 한장 내 기억의 샛강 따라 그대 곁을 찾아가리라

좋은 시 2013.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