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석2 198

수마(水魔)도 못 데려간 돌

얄따란 이 돌을 탄천에서 탐석 했다. 큰 폭우의 장마가 할퀴어 놓은 자리, 분당 탄천변은 큰 변화가 일어났다. 30년의 세월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일 들이다. 천변에서 자생하던 가로수와 갈대밭, 수초들이 모조리 뽑혀 나갔고 수초와 어우러진 모래톱의 흙들은 고수부지로 밀어붙여 냇가에 남은 건 막자갈들만 드러나 자갈밭을 일궈 놓았다. 본능적으로 자갈밭에 시선이 가고 대충 훑어보았다. 혹 수석이 있을까 였는데, 질과 마, 형의 3요소를 갖춘 돌은 없다. 7월 장마와 폭우가 탄천에 미친 영향을 기념해서 보관하기로 하고 문양석 한 점을 들고 왔다. 탄천 2.022.8.13 생 크기: 18X14X4

나의 수석2 2022.09.09

애무석 한 점

나의 愛撫石이다. 사랑스럽게 만져주는 돌이다. 신병 훈련소에서 MI소총 사격연습을 할 때이다. 사격 자세에서 격발 요령을 배우는데 방아쇠를 당길 때에는 일단 이단 삼단이 있다. '치약을 짜듯이' '여자의 젖가슴을 만지듯이' 서서히 일단 이단 삼단으로 당기라 한다. 살그머니 나도 모르게 살짝 당기라는 뜻이다. 수석에 대한 애정이 이렇다 할까. 어루만짐이 그러한 심정이랄까. 촉감이 여자의 젖무덤 보다 더 부드러우니 아니 그럴 수 있겠는가. 향기가 나고, 다듬어 침묵을 지키니 정결함이 그러하니 모든 것을 새롭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느가

나의 수석2 2019.12.20

규화목(硅化木)

규화목 (硅化木)石 화담숲에서 만난 나무화석들이다. 크기나 생성과정으로 볼 때 수억 수천 년의 세월에 걸쳐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곳의 규화석은 숲 속에 바위가 있는 것처럼 자연경관을 위하여 배치하였거나, 조각물처럼 시각 미를 주기 위하여 설치한 것도 있고,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연마하여 쉼터의 곳곳에 박아 놓고 규화목 의자로 사용 하기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수가 매우 많고 큼에 놀랐다. 화석박물관에나 있을 만한 규모이다. 무관심한 사람의 눈에는 그냥 돌로 보일 테지만 내 눈에는 보석이 숲속 곳곳에 박혀있는 듯 하였 다. 연마하면 아름다운 광채를 내는 이 돌이 보석으로 보이는 것은 자연물 자체로도 가치를 발휘하는 희귀한 화석인데다 요즘은 천연의 색상을 살려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가공하여 보석처럼 고가로..

나의 수석2 2013.11.23

수석의 정신과 교훈

수석의 정신과 교훈 김규삼 소장 수석도 하나의 돌이다. 수석의 작은 형상 안에는 무변광대한 자연의 풍정이 빠짐없이 응집되어 있다. 또 자연의 질서와 조화가 담겨 있고 선인들의 자연애와 자연사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수석에서 얻는 묘미나 수석을 통해서 추구하는 것도 자연의 아름 다움이며 자연세계로의 몰입이다. 이처럼 수석은 자연의 외형과 내면을 모두 함축한 순수 자연이며 자연철학이다. 수석은 미물로 서의 돌이 아니라 정신으로 승화된 돌이며 수석 세계는 자연과 인간의 교감에서 형성된 정신세계 인 것이다. 일찌기 선인들은 인간의 작위적 능력보다 자연의 힘을 믿으며 그 질서를 따르자고 했다. 이 자연 중심주의의 결정이 도가사상이다. 도가는 도를 우주와 만물의 근본으로 삼아 일체의 욕심과 번뇌 로부터 ..

나의 수석2 2013.05.03

평원과 들역

평원과 들녘 탐석 소장자 요석 김상필 우리는 누구나 늘 마음 한편 어딘가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지니고 살아간다. 찌든 가난에도 두터웠던 인정과, 질화로 토담집 정겨운 풍경이 그립고 언젠가는 돌아가 편히 머물고 싶은 기 대감 때문이리라. 그리움에 조용히 눈 감으면, 사립문 밖으로 먼 훗날의 희망처럼 펼쳐진 유년의 들녘이 맨 먼저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 아이의 꿈을 키우며 아침해가 솟아오르면 영롱한 이슬이 아버지의 땀방 울이 되고, 다시 잘 여문 낱알이 되던 곳, 가물거리는 지평선 저 너머에서 시작해 온 대지를 감싼 하늘은 또 어쩌면 그리도 푸르고 높아만 보였던가. 벽공의 창해를 제트기보다 더 높은 곳에서 무 사히 비행한 하루해가 질 무렵이면 저 멀리 아득한 산 그림자 석양빛에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황혼..

나의 수석2 201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