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 65

2024.12월에 마지막 달을 보내며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놓고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나옹선사 시(1320~1376))  12월 3일 밤 11시 25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나왔다. 결국 있어서는 안 될 것이 나왔다. 전연 계엄령 선포가 터졌다. 나는  일찍 자고 4시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며 우연하게 TV를 켠 바 대통령의  계엄령 해재 발표가 있었다이거 무슨 장난인가 했더니 그간 계엄령과  포고령을 발령했다가 거둬드린 것이다.6시간 계엄령 발동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울의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난리가 났다.

뜨락 2024.12.08

외출

더불어 산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최근에 알게 된 여자 친구  S로부터 전화가 왔다.인천 바닷가에 가서 회나 먹고 오자고 한다, 싫지는 않은 제안이기에 되물었다. 교통편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말해보라고 했다. 나이 먹어 교통편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자기의 오랜친구 y가 우리를 초청하였는데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여 가기로 하였으니 서울역으로 나오라고한다. 계양역에서 Y의 남자 친구와 만나 4인이 같이 가자는 것이다.  황혼에 이성 친구와의 데이트, 처음 겪어보는 일이지만  참으로 멋진 고운길이 될 것 같다.인간미가 있던 따뜻한 자리는 이미 AI라는 문명의 이기가 차지하고 있고, 사람과 사람의 얼굴을 맞대는 일이 사라진지 오래인 시대다. 나이 불문하고 이 시대에 세상의 외로움을 극복하려면  얼마나 ..

뜨락 2024.08.09

영흥수목원에서

5월 17일 사회의 선배와 더불어 점심을 마치고 걷기에 무리가 없다 하여 식물원을  산책하기로 하고 수내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95세의 적지 않은 연세에도 밖의 출입을 하는 것을 보며 아직도 건강하시구나 여기면서 오늘 그 척도도 확인할 겸 몇 킬로의 행보를 권해 봤다. 담소를 나누며 서행을 하다 보니  어느 사이 청명역에서 700여 m거리에 있는 영흥수목원에 이르렀다.  햇빛은 없으나 오후의 기온이 높아 매우 덮다. 방문자 센터에 들려 우선 시원하게 펼쳐진 수목원 전경을 바라보며 차를 주문 여유 있게 마시며 푹 쉬고,  입장권을 받아 수목원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나는 4월 28일 이미 다녀갔기에 새로운 변화는 발견할 수 없으나 그동안 피지 못한 봄꽃들이 많이 피어 있다. 방문자센터 건물 주위로 펼쳐진 여..

뜨락 2024.05.27

걷기 좋은 쉼터 광교호수공원

청명한 날씨가 나의 발길을 이끈다.  해맑은 하늘이 그렇고 나의 걷고 싶은 몸의 에너지가 나를 밖으로 내 몬다. 그럴 때면 가까운 광교호수가 좋다. 마침 수련이 별처럼 피어 태양처럼 빛난다. 조용한 수면 위에 깨끗하게 앉아  돌아보는 마음과 육체를 흠뻑 적신다. 둘레길을 한 바퀴 돌면 아름답게 가꿔놓은 호수가 나를 따라온다. 밤의 불빛이 아름답지만 낮의 수변초화와 굽어보는 높은 빌딩 군, 그리고 물 위에 반사해 논 그림자는 참으로 아름답다  수원 컨벤션센터               수련(睡連)                                         김상필밤이 아니라도 별처럼 빛나수면위에서 방긋 웃는 태양꽃잎에 흘린 눈물 보고 있습니까세월이 갈수로 아름다움은 청순한 예술이 푸르른 날 아침바..

뜨락 2024.05.23

추억 2

1966년 교정직에 근무할 당시에 있었던 높은 교도소담장 안 이야기를 한토막 해볼까 한다. 교도소란 국가가 범죄에 대한 형벌을 집행하기 위해 일반 사회와 격리시켜 강제로 수용하는 시설이다. 그러므로 외부와 통제되고 일부 자유가 박탈됨은 물론이다. 그래서 외부에선 그 안의 생활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가려진 교도소 내의 생활에 대해 굉장히 호기심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 교정시설은 구치소와 교도소로 나뉜다. 과거엔 형무소라 하여 수형자의 파란 옷과 높은 담장만 보여도 외면하고 다녔으나 요즘은 고위관료는 물론 대통령까지도 드나들고 있으니 많이 친숙해졌다. 그만큼 사회생활을 규율하는 법망이 많이 깔려 있고 법망에 걸리기 쉬워진 사회가 되다 보니 수용인원도 늘고 있어 구치소란 시설이 분리되어 설치되기에 ..

뜨락 2024.03.16

추억1

뜨락이란 순우리말인 마당과 뜰의 강원 경북 평북지역의 방언으로 나온다. 또한 뜰이란 집안의 앞 뒤나 좌우 가까이 딸려 있는 , 나무나 꽃을 심기도 하는 땅이다. 나는 내 생애의 뜨락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다행히 잘 자라 지금은 커다란 기둥나무가 되었고 열매도 주렁주렁 열려 그 과일 맛이 일품이다. 금년 3월은 그 나무를 심은지 만 60년이 되는 환갑의 해이고 달이다. 1963년 3월 최초로 공직에 취임,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환갑을 맞아 그 나무를 심고 가꾸던 때의 많은 추억 중 하나를 끄집어내어 본다. 추억 1 등댓불이 되겠다던 사람의 좌초 교도소 교정직에 근무할 때의 이야기다. 교정직은 일반공무원 신분으로 공안직군에 해당되어 행형자의 보안뿐 아니라 재소자를 분류심사하여 직업 훈련과 장차 사..

뜨락 2024.03.15

모가디슈

오늘 우편으로 소포가 왔다. 반갑게 받아 뜯어보니 2권의 장편소설집이 들어있다. 이 소설집은 이라는 소설을 집필한 강신성(姜信盛) 작가의 와 이다. 작가는 전직 외교관으로 밴쿠버 총영사와 하와이 총영사를 거쳐, 주 소말리아 대사와 주 칠레대사 등, 세계의 격변기에 나라의 중책을 맡아 한평생 국가의 외교와 국익 신장에 크게 기여한 한국의 정통 직업외교관이다. 저자 강신성은 나와는 한 동네에 살던 동향출신으로 일제 말기에 초등학교 한 반에서 수학한 동창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두뇌가 명석하여 초등학교를 조기 입학하였고 월반까지 함으로써 나와는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졸업하였다. 그는 군산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영문학과에 진학하여 외교관 시험인 외무고시에 합격, 졸업 후에는 정식 외교관 코스..

뜨락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