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 66

낡지 않는 바퀴

人生無常(인생무상) 용케도 잘 굴러가는 것이 있으니 흐림도 맑음도 삭풍도 비바람도 가리지 않고 어김없이 오가는 계절. 해를 거듭하다 보면 일러 세월이라 한다. 엿가락처럼 느려서 보면 시대라 한다. 하늘이 두 쪼각나고 집 천정이 무너져도 이 수레바퀴는 개의치 않고 흘러간다. 세월이 흘러 한 시대가 가기까지 몇개의 계절이 오갈까. 그것도 맑은 정신으로 똑바로 느끼는 계절이. 오랜 장마의 수해를 견더내고 피었어요 수 많은 잎이 동시 다발로 피어 군무를 펼치네요 샛노란 잎이 연록과 어울려 온화한 마음의 평화를 줍니다 수많은 가지에 무수한 잎을 애지 중지 키워 생산하고 어떻게 이별을 할까요 이렇게 화려한 색상으로 나목을 준비하고 있는데 색이 너무 고와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언덕에 심은 벚나무가 언덕 아래로 축 늘어..

뜨락 2020.10.28

기을로 가는 문턱

만산이 홍엽으로 물들 날도 머지않은 터 요즘 날씨 참 좋은데 좋은 줄 모르고 살았다 1월부터 시작한 코로나 19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전 세계 사람의 왕래를 단절시키고 모든 사람의 활동을 막고 있는 위축 속에 오랜 궂은 장마에 흐린 날씨의 연속은 더욱 기분을 짜증 나고 우울하게 만들었다. 늦은 태풍의 연속이 더욱 불안을 가중했고 각급 학교갸 개교하지 못하고 종교활동, 판촉활동, 스포츠 행사, 문화행사, 모든 집회 행사를 금지하고, 국제 간에 교류가 중단됨으로써 세계적인 질서도 재편돼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각 나라마다 자연재양이 잇달아 발생하여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음은 우연이 아니다. 이러다가 우리는 요 며칠 깨끗한 날씨를 맞았다. 그런데 이 햇빛 안에 독한 바람기가 있음을 감지한..

뜨락 2020.09.21

금선탈각(金蟬脫殼)

金蟬脫殼(금선 탈각) 매미가 껍질을 벗다 김상필 모과 탱탱하게 살이 찌고 있는 계절 나무 등골에 앉아 가볍게 메말라진 텅 빈 껍데기 매미의 허물을 보고 애벌레로 태어나 땅 속에서 십년을 살다가 부활처럼 또다시 태어나 십여 일을 지상에서 살다가 죽는 너는 참 가련하다. 십 년의 기다림을 노래하는 거니? 십일의 기쁨을 노래하는 거니? 알이었다가 애벌레였다가 번데기를 찢고 껍데기를 벗어 드디어 날개 돋친 매미가 되어서 득음을 향해 피를 토하는 소리꾼처럼 온몸을 울어울어 삶의 아리아를 부르다 사랑의 아리아를 부르다 한 여름밤의 덧없는 꿈속으로 사라지는 매미야! 깃털 하나 발톱 자국 하나 그대로 두고 해탈한 너의 재주에 깜짝 속았구나 땅 밑에서 십 년을 잠자며 탈각의 꿈을 꾸었으니 이제는 하늘의 소리꾼으로 태어날..

뜨락 2019.08.25

워킹 갤러리

워킹 갤러리(The Walking gallery) 분당서울대학교 병원과헬스케어 혁신파크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를 이렇게 부른다. 헬스케어 혁신파크란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기업 및 연구기관들이 입주하여 대한민국 메디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심이 되도록 발전을 꾀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되었다. 본래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이 건물은 분당신도시 건설과 동시에 한국 토지주택공사가본사 건물로 야심 차게명당자리에 지은 건물이다, 그러나 정부의 공기업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남 진주시로이전한 건물을 인근 분당서울대 병원에서 매입하여 가로막힌 산지 지하를 뚫어 헬스케어 혁신파크와의통로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도보로 약 20분이 소요되는 이동 시간을 2019년 5월 이 터널이 뚫림으로써 5분이면 가능하여 긴밀한 업무..

뜨락 2019.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