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마을 20

분당의 꽃무릇

매년 추석이 가까워지는 이맘 때면 보이지 않던 빈 땅에서 며칠사이에 연한꽃대를 쑥쑥 밀러올리고 빨간 실꽃 을 무리 지어 피어내는 모습이 너무 새롭고 신비스러웠다. 분당중앙공원에 심겨진 꽃무릇도 불과 1주일 전만 하더라도 흙속에서 겨우 고개를 내밀거나 보이질 않더니 일주일 만에 나가보니 꽃대를 다란이 일제히 올리고 봉오리를 펼쳤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몇 년간 관객이 뜸 한데다 여름에 심한 장맛비로 꽃밭이 많이 유실돼 화려한 화단을 잃고 말았다. 그나마 관리가 소홀해져 그 많고 풍성했던 화려한 꽃무릇 밭이 허허 맨땅으로 볼품없게 돼 버렸다. 꽃무릇 소문이 자자했던 명성도 사라지고 사람의 발길도 줄어드니 무엇보다 섭섭한 마음이 듬성한 꽃을 보면 앞선다. 공원이란 편익시설이나 놀이를 즐기는 인공시설만은 아니..

정든마을 2023.09.22

분당의 가을 단풍(2022.11.5)

분당의 신도시 역사와 같이하는 나무들이 이젠 무성하게 자라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막 터널이 되어주고 가을이면 거리마다 마을마다 형형색색으로 단풍 물이 들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마다 탄성을 지른다. 30년이란 세월 속에 아름드리나무가 되어가는 체격이 가뭄에 시달려 가면서도 무한한 생식기능으로 끈질기게 가지를 뻗어 봄이면 피톤치트로 인간에게 숨통을 열어주고 가을이면 이렇게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니 인간에게 주는 혜택과 가치가 얼마인지는 상상할 수가 없다. 자연이 아니면 이런 색을 구현할 수가 없다

정든마을 2022.11.06

꽃무릇

꽃무릇이 피는 절정기이다. 해마다 이때면 떼창을 이루며 사진 술사들도 모여든다. 유난히 심했던 가뭄 뒤에 두 번이나 격은 홍수 장마로 꽃무릇의 구근도 견딜 수 없었던지 꽃밭이 전 해만 못하다. 아직 활짝 피지 않아서 인지 빈자리가 보이고 꽃대 수가 줄지 않았나 하여 기대에 못미쳐 서운하다. 보식을 하거나 거름을 충분히 주어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방치된 듯싶다. 그런데도 일사불란하게 시일에 맞춰 연한 꽃대가 일제히 올라와 사람의 마음을 움켜 잡는 붉은 꽃으로 온 대지를 양탄자로 깔아 놓은 것을 보면 계절에 대한 순응과 질서가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경탄스러울 뿐이다.

정든마을 2022.09.19

패션쇼 마을 한바퀴

단풍이 말합니다 가을을 불태우고 떠나는 나는 응축된 자연의 발음이라고... 표정을 바꾸며 예술에 접속할 때 나에게 말합니다 찬바람 불기 전에 다녀가라고..... 오색동 재롱 너울너울 춤을 추던 나뭇잎은 올해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를 골목에 축제를 열고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져 속살을 살짝 비춰 줍니다 총천연색으로 된 색동옷이 너무 아름다워 몇 벌 가져왔습니다 훗날 추억 잡으려면 마을 패션쇼를 해도 좋다기에.... 그의 약속대로 묵묵히 손을 꽉 잡아 줬습니다 또 오세요 ! 아무도 그를 가두지 않는 한 따뜻한 날 또 오겠지요.

정든마을 2020.11.17

입동(立冬)이 웃고 있네

입동(立冬)이 웃고 있어요 (2017.11.7 촬영) 올해는 큰 풍수해도 없었고 따뜻한 기온과 간간히 내린 비가 분당의 수목을 고운 단풍으로 물들여 입동절기를 웃기고 있다 주차장의 아름다운 단풍 불곡산 정상까지 곱게 물들었다 눈 앞에 펼쳐진 소공원 단풍도 놓칠 수 없다 어린이 놀이터도 아름닫다 보행전용로를 따라 내장산이 무색할 만큼 아름다운 단풍길이 이어진다. 정든마을 아파트를 에워싼 황홀경이 장관이다 혼자 보기엔 아까운 황홀한 풍경이 렌즈에 잡혔다 오늘 낮 최고 기온이 17도로 아직 서리도 내리지 않았다.

정든마을 2017.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