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 좋은 시 2009.06.02
낚시 낚시 / 오강현 속 빈 대나무 끝에 보일 듯 말 듯 투명하고 가느다란 심지를 매달고 누군가를 붙잡고 시퍼런 가슴을 토해 내고 싶다 그래서 멀리멀리 뿌린다 가슴 언저리에 두 겹 세 겹 켜켜이 쌓아 둔 검게 멍든 가슴을 너에게 조금더 가까이 닿기 위해 멀리 더 멀리 던진다 긴 대나무와 긴 줄을 바다로 .. 좋은 시 2009.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