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개나리가 겨울 눈에게 봄 개나리가 겨울 눈에게/백원기 꽃샘추위 무릅쓰고 힘들게 피워낸 노란 꽃잎 잎보다 먼저 샛노랗게 피워 병아리떼 입에 물려 종종 걸음마 가르치려 했는데 이별의 손을 흔들며 무작정 떠나간 겨울눈아! 어쩐 일로 돌아왔나? 야속했던 네가 밉상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겨울잠을 자려 눈을 꼭 감고 돌.. 좋은 시 2010.03.19
마음 갖고 싶은 천길속 님 마음/강애나 그리움 겹겹이 쌓여 칼로 도려낸 심장(心臟) 등골(骨) 시리도록 님의 마음은 냉엄(冷嚴)하고 흩어진 꽃잎 모아도 꽃 모양(模樣)이 아니더이다. 빈 마음 가슴에 담아 만리장성(萬里長城) 쌓던 그 날들 어찌 무너 뜨리리 아무리 빨간색을 하얀색 여백(餘白)에 그려도 색(.. 좋은 시 2010.03.18
님의 침묵 님의 침묵(沈默)/한 용 운(卍海,韓 龍 雲.1926.작)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山) 빛을 깨치고 단풍(丹楓)나무 숲을 향(向)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盟誓)는 차디찬 티끌 되어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 좋은 시 2010.03.17
사모 사모/조지훈 그대와 마조 앉으면 기인 밤도 짧고나 희미한 등불 아래 턱을 고이고 단둘이서 나누는 말없는 얘기 나의 안에서 다시 나를 안아주는 거룩한 광망 그대 모습은 운명보담 아름답고 크고 밝아라 물들은 나무잎새 달빛에 젖어 비인 뜰에 귀또리와 함께 자는데 푸른 창가에 귀 기울이고 생각나.. 좋은 시 2010.03.12
황혼의 노래 황혼의 노래/이병욱. 인생의 벗이 그리워지면. 그대여, 살다가 힘이 들고 마음이 허허로울 때, 작고 좁은 내 어깨지만 그대위해 내 놓을께요. 잠시 그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으세요. 나도 누군가의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음에 행복해 하겠습니다. 인생의 여로에 가끔 걷는 길이 험난하고 걸어 온 길이 너.. 좋은 시 2010.03.10
春晝(봄낮) 春晝/한용운 봄날이 고요키로 향을 피고 앉았더니 삽살개 꿈을 꾸고 거미는 줄을 친다. 어디서 꾸꾸기 소리 산을 넘어 오더라. 따슨 볕 등에 지고 유마경 읽노라니 가벼웁게 나는 꽃이 글자를 가리운다. 구태여 꽃 밑 글자 읽어 무삼하리요. 대실로 비단 짜고 솔잎으로 바늘 삼아 만고청수 수를 놓아 옷.. 좋은 시 2010.03.10
비단안개 비단 안개. 김소월 눈들에 비단 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참아 잊지 못할 때러라 만나서 울던 때도 그런 날이요 그리워 미친 날도 그런 때러라 눈들에 비단 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홀목숨은 못살 때러라 눈 풀리는 가지에 당치마귀로 젊은 계집 목매고 달릴 때러라 눈들에 비단 안개에 둘리울 때 그.. 좋은 시 2010.03.10
달 빛 달 빛 조흔파 작시 김용연 작곡 유리창에 부서지는 달빛이 하도 고와 한자락 끊어내어 그대에게 보내오니 내게로 오시는 길 어둡거든 밝히시고 임이여 나 본 듯이 친구삼아 오소서 나뭇잎에 반짝이는 달빛이 너무 고와 한조각 오려내어 그대에게 보내오니 서둘러 오시는 길 아득히 멀거들랑 임이여 .. 좋은 시 2010.03.08
臨死賦 臨死賦/죽음을 앞두고 成三問 擊鼓催人命 북소리는 내 명을 재촉하는데 回頭日欲斜 고개 돌려보니 해는 지려하네 黃泉無一店 황천에는 주막도 없을터인데 今夜宿誰家 오늘 밤은 뉘집에서 잘것인가 좋은 시 2010.03.06
단풍잎 단풍잎/장진순 단풍이 드는 것은 바람 탓이거니 했지 바람이 돌변하여 포악해진 것이라고 그런데 그, 바람이 쫓겨 가는 것을 보았어, 수풀을 헤치고 들길을 지나 남쪽으로 다라나 는 것을 하늘이 어두워지고 구름 떼가 몰려드는 것을 보고 구름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구름이 .. 좋은 시 200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