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이 된 쪽박 이 치료에 척추수술까지 받았다 일도 많이 했다 뜨거운 물, 찬 물 가리지 않고 주인님 의도대로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나는 이 집에 단돈 1000원에 팔려와 12년째 일을 하고 있다 주인님의 성미를 알아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움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일을 잘 한다며 자꾸만 사역하였다 몸에 더러운 때라도 묻으면 목욕을 시키는 건 일상이고 심하면 수세미질 까지도 당했는데 이때는 피부가 얼얼하였다 요즘 신세대들도 많지만 주인님은 오직 나만을 더 사랑한다 이제 기력이 다 하여서 인지 이가 빠지고 척추 몇 마디가 망가졌다 그런데 주인님은 참 훌륭한 의사님이시다 썩은 이는 땜질해주고, 철사 고정술로 척추까지 수술하여 주었으니 이만하면 살 것 같다 나 얼마의 여생이 남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