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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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넘기며문예 2012. 2. 1. 13:59
초 하루를 맞으며 정월 달의 달력을 넘긴다. 나는 한 장의 달력을 넘길 때마다 아쉬움을 느낀다. 무엇인가 일을 끝내지 못하고 넘기는 듯 한 아쉬움, 지나간 시간이 너무도 아깝다는 생각, 그래서 그래서인지 지난 달력을 찢어 없애는 것보다 위로 접어 끼워 두기를 나는 좋아한다. 일의 일의 연속성과 결과를 반추할 수 있다는 느낌에서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에 할 일이, 하고 싶은 일이 그처럼 많은 걸까? 아니다, 그렇다.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한겨울의 날씨이다. 밤새 내린 눈이 빙판길을 이루고 지상 의 모든 것이 새하얀 눈 속에 갇혀 영하의 기온에 떨고 있긴 해도 찬란한 태양 빛은 양지바른 창문을 뚫고 거실 깊숙이 스며든다. 나는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들고 여린 생명을 싹 틔우는 지화초들의 속잎을 어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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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 유감문예 2012. 1. 6. 13:46
호칭에 대한 단상 호칭이란 어떤 사람을 직접 부르는 말로, 지칭과 칭호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는 가족을 중심으로 근친 간의 호칭, 사회적 위상에 따른 호칭, 나이에 따른 호칭 등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 서 어떤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와 대화 상대방에 따라서 또는 직접 부르는 말을 가리킨다. 화자가 자신을 가리키는 1인칭과 청자를 가리키는 2인칭, 그리고 1인칭과 2인칭을 제외한 나머지 를 가리키는 3인칭이 있다. 그런데 한국인의 호칭은 너무나 세분화 되어 있어서 복잡하기 그지없다. 외국인이 우리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이 호칭이라 할 정도로 심난하다 . 그러므로 외국인들은 "너 (you) 뭐 하세요?"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을 어렵사리 표현한다. 서양에서는 가족의 호힝은 할아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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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糟糠之妻)문예 2011. 11. 1. 22:52
처: 아내 처 지: 갈지 강: 겨 강 조: 지계 미 조 조강지처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어가며 고생한 본처를 이르는 말로, 처녀로 시집와서 여러 해를 같이 고생하며 살아온 아내를 일컫는다 우리는 대가족 시대를 살아오면서 그동안 많은 집안의 혼사를 치렀고 또 남의 식장에 참여도 하여왔다. 예전에는 신부의 집에서 전통혼례 방식으로 예를 치렀지만 요즘은 대부분 예식 장에서 행해진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를 모셔다 놓고 진지하여야 할 의례가 지나 치게 허례적이거나 경망스럽기까지 하다. 주례의 충고와 격려, 부부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도 다짐을 주어 역설(力說)하지만 귀담아듣고 새기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 요란한 서양식 이벤트 행사에 묻혀 혼란스럽다 할만하다. 그러나 나에게는 시대가 흐를수록 더욱 각인되는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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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要下雨 娘要嫁人문예 2011. 9. 30. 16:35
天要下雨 (천요하우) 娘要嫁人 (낭요가인)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려 하고 어머니는 시집가고 싶어 하네 -마오쩌둥 글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가고 싶어 하네" 얼마 전 모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여 떠나면서 인용하여 남긴 말이다.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니 말리지 말라는 의미인 듯하다. '죄 없는 자 저 자에게 돌을 던져라' 라던가 '털면 먼지 안 날 자 있겠는가'라는 막말들이 민의의 전당에서 쏟아져 나온다. 털어보니 먼지가 아니라 불쾌한 삶의 찌꺼기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판에 이렇게 멋진 말들로 갈음하고 뒷모습을 보인다. 떠날 때의 뒷모습에 남기는 여운과 명분, 자신의 입장을 미화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고사성어는 대부분 자신을 포장하는 액세서리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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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씨 새끼트라!문예 2011. 8. 19. 23:02
마이크 잡은 雲甫 김기창 화백의 외마디 "벼씨 새끼트라!" (병신 새끼들아!) “병신은 나다, 내가 벙어리이니 내가 병신 머저리다," 1981년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설립된 청송교도소는 교화대상에서 제외한 다른 교도소의 고질적인 전과자나 흉악한 범죄자들만을 수용하는 곳이었다. 그 시절 ‘청송교도소’라면 ‘빠삐용 요새’라는 별칭처럼 날짐승마저도 피해 간다.’는 무시무시한 퍼런 기들이 날아다녔던 곳이었다. 죄질이 흉악한 범죄인들 200여명은 세상 모든 것을 자기 마음먹기에 따라 행했던 자들로, 그들에게서 뿜어 나오는 드센 기에 보통 사람들은 감히 나서지 못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70이 넘은 운보 화백은 그 칼날이 시퍼런 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만의 특유한 대화체로 ‘병신 새끼들아!’는 욕으로 강연을 시작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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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한 움큼문예 2011. 4. 19. 12:21
자연 한 움큼 어둠이 가시고 동녘이 트이면 세상은 하나의 자연이 되고 조화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 많은 순간의 장면은 그냥 흘러간다. 그러나 그 순간의 색다른 한 조각 냄새도 좋고 맑은 물소리 한 바가지라도 좋다. 눈으로 보지만 말고 만져도 보고 가져보기도 해 보자. 붓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라도 세상을 담은 한 순간의 자연물은 즐겁고 재미있는 기억 과 감정으로 다가와 정신적 육체적 활력으로 기른다. 산골짝 외진 길을 마다하지 않고 꼭두새벽 달려가 소재가 있는 천변을 걷는 맛이란..... 자연동화적 내심이 동작으로 표출 되는 예술적 행위라고 할까? 내가 기억하려 애쓰지 않아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오르는 그 자연을 한 움큼 가져오자. 자연을 주제로 힘을 잡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