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에 대한 단상
호칭이란 어떤 사람을 직접 부르는 말로, 지칭과 칭호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는 가족을
중심으로 근친 간의 호칭, 사회적 위상에 따른 호칭, 나이에 따른 호칭 등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
서 어떤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와 대화 상대방에 따라서 또는 직접 부르는 말을 가리킨다.
화자가 자신을 가리키는 1인칭과 청자를 가리키는 2인칭, 그리고 1인칭과 2인칭을 제외한 나머지
를 가리키는 3인칭이 있다.
그런데 한국인의 호칭은 너무나 세분화 되어 있어서 복잡하기 그지없다. 외국인이 우리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이 호칭이라 할 정도로 심난하다 . 그러므로 외국인들은 "너 (you) 뭐 하세요?"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을 어렵사리 표현한다.
서양에서는 가족의 호힝은 할아버지에서 손자와 조카(Nephew, Niece)까지 이고 그 이상은 아저씨
(Uncle), 아주머니(Aunt)로 통한다.
또한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달리 존칭어가 사용되지 않아도 어색할 것이 없다. 그러므로 외국인이 이
처럼 다양하고 생소한 한국의 호칭문화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남편에 대한 호칭을 예로 들어 보자.
표준어로 사용하는 여보, O 씨, 당신 외에 아빠, 오빠 등 웃지 못할 망언까지 요즘은 공영방송에서
조차 거르지 않고 거침없이 방영하고 있다. 남편, 바깥양반, 아저씨, 신랑, 영감, O아버지, O아빠,
서방님, 자기, 그이 등 그 호칭이 무수하다.
딸 자식 같은 나이인 매장이나 식당 등에서 일하는 아가씨에게 '언니'라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흔한 일이다.
부인에 대한 호칭도 대화하는 상대방에 따라서 처, 내자, 배우자, 안사람, 집사람, 안식구, 마누라,
O어머니, O에미, 애기 엄마 등 3인칭 칭호는 수도 헤아릴 수 없다. 부부간 호칭 외에도 가족과 친족,
사회의 지위, 나이에 따른 호칭도 이에 못지않다.
지위보다는 이름 석 자, 즉 인간 본연을 중시하는 인본주의적인 3인칭 대명사를 보편화 함으로써 호
칭 문화에 대해 한번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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