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47

필암서원과 하서 김인후

필암서원과 하서 김인후 昨日伐了木百尺長松非也歟 (작일 벌료목백척장송비야여) 若使至今焉在可作棟梁材 (약사지금언재가작 동량재) 此後明堂傾矣于何以支之 (차후 명당경의 우하이 지지) 엊그제 벤 나무 백 척 장송 아니런가 적은 덧 두었던들 동량재 돌리려니 이 뒤에 명당 기울면 어느 나무 받치리 -하서 김인후- ★ 1547년 丁未士禍(벽서의 옥)에 관련되어 많은 선비들이 억울하게 죽자 애통함을 금치 못하여 읊은 시이다 460여 년이 지난 현재의 정치상황에서도 되새겨 볼만 하다. 백양사에서 나와 1번 국도를 타고 내려와서 장성읍을 지나면 황룡강 가의 황룡면 필암리에 필암서원(筆巖書院)이 있다. 호남지방의 유종(儒宗)으로 추앙받는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 선생을 배향한 필암서원은 현종 때 필암이라는 액 호를 하사 받..

문예 2010.04.01

평창강의 들보울음

평창강의 들보 울음 검은 새벽을 열고 남자는 승합차를 몬다 이미 머릿속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평창강에 머문다 황사경보, 꽃샘추위 속의 지루한 일상들이 창문을 열고 콸콸 흐르는 강물을 본다 모든 것이 다르지 않지만, 사실은 다른 하루다 겨울을 만든 그림자가 강가에 서성이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 터짐소리의 색깔이 있다 남자는 天地神明(천지신명) 앞에 무릎 꿇고 엎드렸다 충실하고 즐거운 삶을 갈구하는 구도자의 깊은 심장에서 흘러나오는 들보 울음 여기 모인 사랑을 할 줄 아는 모든 분들에게 모든 생활에서 근본이 튼튼하게 하여 주시고 거센 바람이 불지 않게 하여 주소서 아름다운 사계절 풍경을 덧나지 않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상처 받지 아니한 천연의 名石과 좋은 만남이 있게 하여 주시고 이들이 變節..

문예 2010.03.23

翡翠石

高麗靑瓷의 翡翠色 고려청자의 자랑은 한마디로 맑게 빛나는 비취색에 있다. 비색(翡色) 청자란)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청자는 유약의 빛이 푸른 것이 아니다. 유약 자체는 유리질로 맑게 빛날 뿐이다. 투명한 유약을 통하여 드러나는 바탕의 빛깔이 푸른 것으로 여기서 푸른빛이란 파랑(blue)이 아니라 초록(green)이다. 청자는 바탕 흙 속에 들어 있는 아주 적은 양의 철분이 산화제 1 철(FeO)로 환원되면서 일으킨 변화 현상이다. 그것이 산화 제2 철(Fe22 O3) 상태로 남아 있으면 황변(黃變) 현상을 일으켜 노란빛을 띠게 된다. 그래서 같은 청자라도 초록빛, 노란빛, 고동 빛, 진흙빛, 올리브빛, 연둣빛, 쑥빛 등 천태만상을 보인다. 청자는 4세기 중궁 월주요(越州窯)의 초보적인 누런 청자에서..

문예 2010.02.05

지혜로운 유산분배

지혜로운 유산 분배 어느 구두 수선공이 아들 셋을 남겨둔 채 중병에 걸려 더 이상 생을 이어갈 소망이 없게 되었습니다. 유산이라고는 고작 구두 17켤레가 전부였는데 그나마 세 아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것도 만만치 않아 지혜로운 친구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내 사후에 유산을 분배하되 장남에게는 2분의 1을 주고, 둘째에겐 3분의 1을 주고, 막내에겐 9분의 1을 주게나” 그리고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친구에게는 큰 고민이 생겼습니다. 재산이 많아 분배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남은 유산이라곤 구두 17켤레가 전부였다는데 있었습니다. 이를 장남 몫으로 절반을 나누니 8.5 켤레가 되고, 둘째 몫으론 17의 3분의 1이니 5.67 켤레가 되고 막내에겐 9분의 1로 주려하니 1.81 켤레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문예 2010.02.03

回想

回 想 나는 요즘 날마다 나무들이 누렇게 단풍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애련함에 잠기다가도 그들의 위대함에 감탄한다. 누가 일러 단풍을 수분과 영양부족으로 죽어가는 병색이라 했던가. 그것은 자기완성이요 내일을 위한 희생의 미덕이다. 여름 내내 온갖 질고를 이기며 녹음과 그늘로 인간을 시원케 해주고 더러는 후대를 위하여 열매와 씨앗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내일의 새싹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며 정작 자신은 부토가 되어 사라지는 것이다. 태양이 서산을 넘어갈 때 마지막 찬란한 빛을 발하는 것처럼 그들도 잔조의 빛을 단풍으로 아름답게 발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단풍은 아름답고 위대하다...... 갓 떨어진 잎새들은 아직 샛노란 신선함이 감돌며 옛 새색시들이 예쁘게 머리단장하던 비녀장 같이 아름답다. 아니면..

문예 2009.10.16

별난 체험

우리는 죽음에 대한 이해와 준비하는 마음을 체험하기 위하여 양평의 한화리조트에서 1박을 하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가졌다. 그중 임사(臨死) 체험을 통하여 얻은 실지 상황을 밝혀 중생의 모든 분들이 사전에 준비함이 좋을 듯하여 천기를 누설하고자 한다. 별난 체험 저승에서 야단이 났었지. 이 사실은 내가 죽어 본 후 격은 체험담이야. 내가 들어간 관에 못까지 쾅 쾅 박았고 애국자 시신답게 관 위에 태극기를 두르고 저승사자가 모셔 갔거든. 그런데 염라대왕이 눈치를 챈 거야. 분명히 나는 장송곡을 들으며 내 스스로 삼베 두루마기 수의를 입고 죽음을 맞은 자의 위엄을 갖추고 관속에 들어갔는데 말이야. 염라대왕이 어떻게 알았을까. 양말을 신고 있는 시신을 보고 알았나? 저승사자에게 마구 야단을 치더구먼. "죽지도..

문예 2009.09.27

사의찬미 / 윤심덕

윤심덕이 투신자살한 관부연락선 德壽丸)   사의찬미 / 윤심덕 광막(曠寞)한 광야(曠野)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가는곳 어데이냐  쓸쓸한세상 험악한 고해(苦海)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가느냐  눈물로된 이세상이 나죽으면 그만일까  행복찾는 인생들아 너찾는것 설음                                                         와인            출처 :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글쓴이 : 와인 원글보기메모 :

문예 2009.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