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고령이 된 쪽박

서로도아 2009. 6. 19. 11:17
728x90

고령이 된 쪽박

 

이 치료에 척추수술까지 받았다

일도 많이 했다

뜨거운 물, 찬 물 가리지 않고 주인님 의도대로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나는 이 집에 단돈 1000원에 팔려와 12년째 일을 하고 있다

주인님의 성미를 알아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움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일을 잘 한다며 자꾸만 사역하였다

몸에 더러운 때라도 묻으면 목욕을 시키는 건 일상이고

심하면 수세미질 까지도 당했는데 이때는 피부가 얼얼하였다

요즘 신세대들도 많지만 주인님은 오직 나만을 더 사랑한다

이제 기력이 다 하여서 인지 이가 빠지고 척추 몇 마디가 망가졌다

그런데 주인님은 참 훌륭한 의사님이시다

썩은 이는 땜질해주고, 철사 고정술로 척추까지 수술하여 주었으니 이만하면 살 것 같다

나 얼마의 여생이 남았는지 모르지만 앞으로 더욱 열심히 봉공하여 이 은혜를 갚으려 한다

 

 

 

 

 

 

'문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난 체험  (0) 2009.09.27
사의찬미 / 윤심덕  (0) 2009.09.01
牧民之官  (0) 2009.02.28
가을노래  (0) 2008.10.23
여강탐석기  (0) 2008.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