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초(同心草)를 아시나요?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김성태 작곡 '동심초' 가곡의 노랫말이 이렇지요?
그런데 동심초(同心草)는 꽃나무도 풀도 아니랍니다. 東山玄關이라는 ID를 가진, 전에 kbs에 근무한
언론인이 밝힌 바에 의하면 이 노랫말은 중국 당나라 때의 유명한 여류시인 설도(薛濤 768~832?)의
漢詩 <春望詞 :봄날의 바램> 4首 가운데서 3번째 首를 김소월의 스승인 岸署 金億이 번안한 것이라
고 하는데 동심초가 풀이 아니라 편지지라고 하네요.
薛濤의 漢詩 春望詞는
제1수는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써서 상사의 정을 표현했고
제2수는 마음과 마음이 합쳐지는 것을 바라는 아름다운 소원을,
제3수는 진정한 연인을 만나지 못해 비통해 하는 마음이 넘쳐 흐르고 있다.
가곡 '동심초'의 가사는 바로 이 제3수를 우리말의 맛을 살려 다시 쓴 것이다.
그러면 동심초는 무엇일까?
동심초는 노랫말처럼 풀이거나 꽃 이름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동심초라는 식물이 존재하지도 않고
한국이나 중국 사전에도 없다고 한다. 동심초는 꽃이거나 풀이름이 아니라 바로 연서(戀書: 러브레
터)라고 한다.
그런데 풀초 자가 들어간 이유는 종이는 풀(草)로 만드는 것이며 연서를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를
짜는 풀의 매듭 방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설명과 함께 다시 음미해 보면
2째 수는
攬草結同心 (람초결동심) 풀을 따서 한 마음으로 맺어
(사랑의 편지 써서는 곱게 접어)
將以遺知音 (장이유지음) 지 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네
(내 맘 아실이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춘수정단절) 봄 시름은 그렇게 끊어 졌건만
(편지 쓰는 동안에는 행복했건만)
春鳥復哀吟 (춘조복애음) 봄 새 다시 슬피 우네
(쓴 편지 부칠 길이 없어 슬러지네)
3째 수는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노)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그리워 하다가 세월만 흘러 가는데)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 만나볼 기약은 아득하기만 하네)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무어라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인데)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부질없이 편지만 쓰면 무엇하나)(헛되이 편지만 접었다 폈다 하네)
즉 한 마음이지만 맺어지지 못할 사람이라 그걸 알면서도 헛되이 연애 편지만 썻다가 찢었다 하네 (혹은 접었다 폈다 하네)라는 여인의 애타는 현실을 그린 것이 된다는 '월명사'라는 ID를 가진 블로그의 설명이 그럴 듯 하다고 한다.
어쨌든 번안한 동심초의 노랫말로는 이해가 난해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설명이 타당해 보인다고 동산현관은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