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리듬 51

소회(逍懷)

소회(逍懷) 모처럼 한가하게 시간을 더듬었다. 찬란한 봄바람이 불어와 생명이 넘치는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남한산성의 산골짝 숲에도 신록이 깊어 가고 싱그러움이 넘쳐 난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 하니 나도 할망구(望九) 손을 잡아 본다. 望九는 구십을 바라본다는 의미라 하지 않나, 생각 같아서는 숫자를 혼내주고 싶다. 하지만 무심한 세월이 버틸 기력조차 빼앗아 가버릴까 조바심이다. 돌아보면 호언장담 한 줌 없는 세상을 살아놓고 무슨 염치로 사치스런 염불 같은 타령인가 하겠지만 세상이 온 통 꽃밭으로 변하고 자연의 진리가 때를 만나 수군거리고 있는데 우리 노구가 무슨 숙면덩이라고 눈을 감고 잠이나 자고 있으란 말인가 순간의 아름다움에 머물고자 하지 않는 봄이지만 붙잡고자 하는 인간의 영혼은 상춘으로 장식하..

가족의 리듬 2015.05.07

애교 만점 막내 제수씨

애교 만점 막내 제수씨 수도권에 살면서도 좀처럼 목소리 듣기 힘들던 막내 제수씨로부터 난데없는 전화가 왔다. 오늘 큰 형님댁에 방문하겠다는 내용이다. 며칠 후면 추석이다. '아마 추석에 못 올 사유라도 생겼나 보다'라고 지레짐작하고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미안한 마음에 미리 하는 인사치레 방문이다. 금년 추석은 토 일 휴무까지 이어져 5일간의 연휴를 갖게 된다. 부모를 모시고 있거나 차례 를 준비하는 가정은 그 준비와 손님맞이에 그야말로 고달픈 순간이다. 그러나 일은 고되어 도 그리운 가족이나 친척을 만나 정담에서 나오는 그 맛은 고난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이상한 풍속도가 생겼다. 명절이면 다 모이던 온 가족들이 차츰 흩어지는 모양새다. 분가하여 사는 곳이 깊고 넓어지고 자기 가족 시집 장가보내..

가족의 리듬 2013.09.11

상경여빈(相敬如賓)

相敬如賓(상경여빈) 서로 공경하며 예의를 지키기를 귀한 손님 대하듯 하라 -혼인 축하문이다. 동서(同壻)의 딸 (처 이질녀) 김지혜가 9월 1일 결혼을 하였다. 허허벌판에 심은 나무가 잘 자라 알찬 열매를 맺은 것 같아 응분의 축하를 해 주었다. 최고 수준의 학업을 마치고 나라의 인재가 되어 완성된 성인에서 좋은 배필을 만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첫걸음이 남 다르다. 서울대 연구공원 홀에서 결혼을 하고 나면 가족관계가 늘면서 호칭이 많아지고 어렵다. 예를 갖추어야 하는 자리에서 호칭을 몰라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익혀야 한다. 나에겐 처 이질서(妻姨姪壻, 처의 친정 이질녀 남편)가 되는 신랑과 사돈 집안이 새로 생겼다. 이에 혼인과 관련하여 익혀야 할 복잡한 호칭에 대하여 알아보자 사돈(査頓)의 유래..

가족의 리듬 2013.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