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회(逍懷)
소회(逍懷) 모처럼 한가하게 시간을 더듬었다. 찬란한 봄바람이 불어와 생명이 넘치는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남한산성의 산골짝 숲에도 신록이 깊어 가고 싱그러움이 넘쳐 난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 하니 나도 할망구(望九) 손을 잡아 본다. 望九는 구십을 바라본다는 의미라 하지 않나, 생각 같아서는 숫자를 혼내주고 싶다. 하지만 무심한 세월이 버틸 기력조차 빼앗아 가버릴까 조바심이다. 돌아보면 호언장담 한 줌 없는 세상을 살아놓고 무슨 염치로 사치스런 염불 같은 타령인가 하겠지만 세상이 온 통 꽃밭으로 변하고 자연의 진리가 때를 만나 수군거리고 있는데 우리 노구가 무슨 숙면덩이라고 눈을 감고 잠이나 자고 있으란 말인가 순간의 아름다움에 머물고자 하지 않는 봄이지만 붙잡고자 하는 인간의 영혼은 상춘으로 장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