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금년 가을의 단풍을 마지막 보내려 나왔다. 금년의 단풍은 태풍이나 가뭄이 없어 순조로운 날씨 덕에 늦가을까지 예쁜 모습으로 남아있다. 이제 그 헤어져야 하는 시기에 이르러 단풍(너)을 보내려는 환송 인파가 몰려들어 토요일의 좋은 시간을 재단하고 있다. 그간 잘 가꿔 놓은 어린이 공원의 나무들 이기에 고운 단풍으로 원내는 을긋불긋 환상의 물결이로구나. 월간지 하나를 들고 나도 그 물결 속으로 동석하였느니라. 낙엽이 뒹구는 평상위에서 곱게 물들어 아름다운 나무에 기대고 앉아 월간지 한 페이지를 여는 순간, 너는 참 훼방꾼이구나. 그 사이 못 참고 벗어 놓은 외투 위로, 잡지 위로, 배낭 위로 내 등 뒤로 내려와 내 마음 튼실하지 못하게 구니 나이 먹은 나에게 무슨 호기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