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舊迎新(송구영신)
경사스러운 구름이 막 일어나는 조짐입니다.
和樂無極(화락무극)
화목하고 즐거운 삶이 늘 함께 하소서
묵은 숨을 내쉬고 새 숨을 들이마십시다.
상서로움을 얻어 행복을 잔뜩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지향합시다.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음.
학덕과 공적을 조용히 쌓을 뿐 스스로 자신의 우월을 드러내지 맙시다.
촌음(寸陰)의 존재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고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
하고많은 날 무슨 시간 타령인가 하겠지만초침(秒針)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 심장 박동이 뛰는 것과 같다.
이 초침이 나의 삶의 소요(所要)를 확인시켜 주고, 나라는 생명체의 존재
공간을 재어 준다.
나는 이렇게 주어진 촌음의 공간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절실하다.
하루 해는 정말 짧다. 마음먹은 하루 일이 무엇에 방해를 받게되면 쫓기
며 초조하다.
그렇게 하다보면 일주일이 번개처럼 가버린다.
그리고 한 달 한 달 헛바퀴 돌린 것 처럼 허전한 마음으로 달력을 찢는다.
일년이 다 간 세밑에는 '사는게 별거드냐' 하고 푸념으로 문을 닫는다.
못다한 미련들은 구겨서 가슴에 묻는다,
어째서가 아니고 어느새 가버리는 시간, 그 공간을 좀 늘리는 방법도 있으련만,
경제적 효율을 겨냥해 보고 실효성을 대입해 보지만 햇빛에 바래가는 몸둥이가
산뜻해질 리가 없다.
이러니 잠자는 시간이 아쉽지 않을 수 없다.이놈의 초침이 화살같은 세월속에 묻혀 이젠 보이지도 않는다.
늙은이 젊은이도 가릴 줄 모르고 무한 회전한다.
갑오년에는 방해가 되는 것들은 제압하고 촌음을 꽉 붙잡아 같이 놀아야 겠다.
-계사년 세밑에서 요석(樂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