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모통이

만추유감(晩秋有感)

서로도아 2013. 11. 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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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유감(晩秋有感)

 

 

베란다에 나와 가을 빛을 본다.

맑은 가을 하늘에 찬란했던 나무잎 색은 노랗고 붉은 빛으로 변하여 황홀하다.

벌써 11월,  계절은 이미 만추로 접어들었다.

잿빛 속에서도 가을은 익는다.

어제의 빛깔과 오늘의 빛깔이 다르다.

그만큼 계절의 변화가 가속력이 붙었다.

그리고 마른 잎은 바스락 소리를 내며 소낙비 처럼 떨어져 내린다.

낙엽지는 소리가 스산하다. 한 해 살이가 끝나는 것 마냥 우울하다

벌레먹어 구멍뚫린 나무잎 처럼 충만했던 마음 한 구석이 비워지는 것 같다.

참다 못해 낙엽지는 소리를 제대로 들으려 숲에 갔다.

가을빛 고운 곤지암화담숲이다.

셔틀열차, 리프트, 모노레일을 타고, 그리고 아기자기한 산길따라  발길 멈추는 곳까지...

만산홍엽이 품어내는 가을 빛깔이 감성을 자극하여 탄성이 터진다.

노랗고 붉은 낙엽이 떨어지며 그려내는 점묘화가 일품이다.

정령들의 계곡에 벌려놓은 잔치에 초대된 일상들이 적막속에 묻힌다.

지는 낙엽이 전하는 침묵의 소리와 시간에 순응하는 진리가 그 안에서 들린다.  

이제 나무는 머물던 자리에  혹한의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생명의 환생을 위해

하나의 켜를 만들고 대기 하겠지. 비우고 채움을 위해 모진 고통을 이겨내며.

인간이 내일을 위해 내 아픔을 치유하고 감내하듯이....

 

 

 

 

 

 

 

 

 

 

 

 

 

 

 

 

 

 

 

 

 

 

 

 

 

 

 

 

 

 

 

 

 

 

 

 

 

 

 

 

 

 

 

 

 

 

 

 

 

 

 

 

 

 

 

 

 

 

 

 

 

 

 

 

 

 

 

 

                                                                    아내와 아들내외

              아내는 현재 깊은 어깨 수술을 받고 환우 중이다. 아들 내외가 효성을 발휘하여 오랫만에  

              병상으로 부터 외출을 이끌어 냈다.

 

 

 

 

 

 

 

 

 

 

 

 

 

 

 

 

 

 

 

 

 

 

 

 

 

 

 

 

 

 

 

 

 

 

 

 

 

 

 

2013.11.3 화담숲에서

 

 

 

 

 

 2013.11.2 베란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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