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가강(德川家康)과 사명대사(泗溟大師)
2012.9.1 書
사명대사가 임진왜란이 끝난 후인 1604년에 전후 처리문제로 일본에 건너가
일본 통일을 성취한 도꾸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처음 만났을 때 주고받은
문답이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일본에서는 죽은 히데요시 추종 세력인 서군과 이에야스
세력인 동군이 격돌하여 큰 전쟁을 치렀다. 1600년 9월 15일 천하패권을 놓고
맞붙은 "세키가하라 전투"가 이것이다.
여기서 이에야스의 동군이 승리하면서 일본열도는 완전히 통일이 이루어졌고,
그 여세를 몰아 이에야스의 기세가 최고조에 달해 있던 시기에 사명이 방문한
것 이었다.
먼저 이에야스가 사명대사에게 선제 공격을 날렸다.
돌에는 풀이 나기 어렵고 (石上難生草)
방안에는 구름이 일어나기 어렵거늘 (房中難起雲)
너는 도대체 어느 산에 사는 새이기에(汝爾何山鳥)
여기봉황의 무리 속에 끼어 들었는가 (來參鳳凰群)
곧바로 사명이 맞받아쳤다.
나는 본디 청산에 노니는 학인데 (我本靑山鶴)
항상 오색 구름을 타고 놀다가 (常遊五色雲)
하루아침에 오색구름이 사라지는 바람에(一朝雲霧盡)
잘못하여 닭 무리 속에 떨어졌노라 (誤落野鷄群)
사명은 과연 고스승이다.
그 담대한 배짱과 칼날 같은 선기가 이 시 한 수에 담겨 있다.
사명이 일본에 잡혀간 조선포로 3000여 명을 데리고 귀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덕천가강과의 통쾌한 문답도 작용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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