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꾼다고 이루는 걸까. 70줄에서 꿈을 이루어 좋아하는 이런 친구의 기쁨을 함께 하자고 했다
늦은 시간 귀가하여 테이블 위에 놓인 전보를 뜯어보니 수필과 비평사의 신인상 당선 소식이었다 한다.
그 얼마나 기뻤을까. 노년에 갈망하던 문학의 꿈을 이룬 김흥호 작가. 보람이야 남다를 수밖에 없다.
작품명 "도시의 섬"은
그 소재가 아주 평범 하면서도 우리네 이웃 간의 소통 단절에서 오는 삶의 메마름을 콕 집어내 이끌어주는 것 같아 신선하다.
"아파트의 창문을 닫는 순간 내 거주지는 고도(高蹈)한 섬이 되고 만다"로 이끌고 가 이러한 현실사회에서 소통 가능한 섬을 모색한 작품이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모았으리라고 짐작이 가고, 친구의 실천하는 아름다운 평소의 사회생활상이 돋보여 그 빛이 발휘된 것이라 생각한다.
당선자의 축하 멧시지에 맞춰 보내준 12월 수필과 비평지에 실린 또 다른 당선작 김명자 씨의 "사자바위에 핀 장미"는,
내가 5월에 여행한 바 있는 바로 그 부안 변산의 적벽강을 깨워 일으켰다.
. 물에 잠긴 사자바위
"파도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바위 쪽으로 걸어갈수록 절벽은 셰일(shale)과 유문암의 짙은 빛으로 드러났다.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는 몽돌이 기괴한 형상으로 펼쳐졌다. 움푹 파인 돌 안에는 말미잘이 춤추었고 , 푸른 이끼는 햇빛에 몸을 말렸다. 길은 미끄럽고 뾰족해서 걷기 쉽지 않았다. 과욕이 앞섰다. 날카로운 돌은 서두르고 기다리지 못한 행동을 비웃는 듯 성급한 질주를 멈추게 한다."
사진작가이기도 한 작가가 부안의 적벽강 사자바위를 출사 하기 위해 물 때를 맞춰 나선 과정과 배경이 그 묘사성에서 공감하는 마음이 너무도 깊어 옮겨 봤다.
지질공원이기도 한 이곳은 저 사자바위 가는 곳에도 이같은 바닥의 암석과 몽돌의 연속 이리라 유추하며.
셰일(shale) 암반
유문암 암반
작자의 "사자바위에 핀 장미"는
적벽강의 사자바위를 출사 나간 작가가 어렵게 찾아간 해안 절벽에 내려진 사자바위의 형상을 보고 어머니 얼굴이 닮았음을 발견하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토해내는 심정을 너무도 간절하게 그려낸다.
"사자바위를 향해 카메라를 들었다. 셔터 소리가 서럽고 슬펐다. 아니 더 힘찼다. 오래도록 담고 또 담았다. 어머니는 내 등을 떠밀며 장미꽃처럼 붉게 피고 있었다." 이렇게 마감한다.
* 위는 5월 여행지에서 찍은 적벽강을 수필의 배경에 맞춰 재 구성해 봤다
사자바위(인터넷 사진)
드론이나 배를 이용하지 않으면 이 같은 사자상은 찍을 수 없으며 절벽의 경사가 가팔라 아래로 내려오기도 힘들고 위험하다. 7몰 사리 때 물이 완전히 빠지는 썰물 때를 택해 마을 앞으로 해서 해안을 따라 적벽강 북쪽으로 걸어서 가는 방법이 가장 좋을 듯하다.
본인은 안타깝게도 일정상 보지 못하고 돌아온 그 사자상 기회 있으면 다시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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