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예

해오라기

서로도아 2017. 1. 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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鷺(해오라기)

金安老(1481-1537)

  蓼灣容與更苔磯(요만용여경태기) 여뀌물가 서성이다 이끼바위에 옮겨와서

意在窺魚立不飛(의재규어입불비) 물고기 노리느라 서서 날아가지 못하네

     刷得雪衣容甚暇(쇄득설의용심가) 눈같은 옷 깨끗해 모습봐선 몹시 한가하니 

傍人誰不導忘機(방인수부도망기) 옆에 사람 누군들 망기라 하지 않겠는가

忘機-속세의 일이나 욕심을 잊음





     정민 한양대 교수의 해설을 들어보자.

눈처럼 흰 깃털을 한 해오라기가 고결한 자태로 물가에 꼼짝 않고 서 있다. 선 채로 입정(入定)에 든 고승의 자태다. 망기(忘機)는 기심(機心. 즉 따지고 계교하는 마음을 잊었다는 뜻이다. 사실은 어떤가?  녀석은 아까부터 배가 고파 제 발밑을 무심코 지나가는 물고기를 잔뜩 벼르고 있는 중 이다. 속으로는 물고기 잡아먹을 궁리뿐인데 겉모습은 고결한 군자요,  한가로은 상념에 빠진 고독자다. 사람들은 그 속내를 간파하지 못한 채 고결한 군자의 상징으로 떠받든다. 그 덕에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 하고 애끚은 까마귀 만 구박이 늘어졌다.

해오라기는 음훙한 속내를 지녓을망정 욕심 사납게 설쳐대지 않고 오래 서서 먹잇감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안다.  겉모습만으로는 군자의 기림을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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