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喫虧是福(끽휴시복)
밑지는 게 남는 것이다.
이익만 따지는 것 보다는 차라리 손해를 보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 더 좋음을 비유한 말이다.
청나라 때 판교(板橋) 정섭(鄭燮)이 유현 현령으로 있을 때 일이다. 고향의 아우가 편지를 보내왔다. 집 담장 때문에 이웃과 소송이 붙었으니, 현감에게 청탁해 이기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정섭은 답장대신 시 한 수를 썼다.
千里告狀只爲墻(천리고장지위장) 천리 길에 글을 보낸 것은 담장 하나 때문이니
讓他一墻又何妨(양타일장우하장) 담장하나 양보하면 또 무슨 상관인가?
萬里長城今猶在(만리장성금유재) 만리장성은 아직까지 남아 있지만
不見當年秦始皇(불견당년진시황) 당년에 진시황은 보지도 못했다네
이 시와 함께 喫虧是福(끽휴시복) 네 글자를 써 보냈다. 밑지는 게 복이다 라는 뜻이다.
그 아래에 쓴 풀이 글은 이렇다.
滿者損之機(만자손지기) 가득함은 덜어냄의 기미요
喫者盈之漸(끽자영지점) 빈 것은 채움의 출발 점이다
損於己則盈於彼(손어기측영어피) 내게서 덜어내면 남에게 채워진다
外得人情之平(외득인정지평) 밖으로는 인정의 평온을 얻고
內得我心之安(내득아심지안) 안으로는 내 마음의 평온함을 얻는다.
旣平且安(기평차안) 평온하고 편안하니
福卽在是矣(복즉재시의) 복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아우가 부끄러워 소송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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