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원과 들녘
탐석 소장자 요석 김상필
우리는 누구나 늘 마음 한편 어딘가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지니고 살아간다. 찌든 가난에도
두터웠던 인정과, 질화로 토담집 정겨운 풍경이 그립고 언젠가는 돌아가 편히 머물고 싶은 기
대감 때문이리라.
그리움에 조용히 눈 감으면, 사립문 밖으로 먼 훗날의 희망처럼 펼쳐진 유년의 들녘이 맨 먼저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 아이의 꿈을 키우며 아침해가 솟아오르면 영롱한 이슬이 아버지의 땀방
울이 되고, 다시 잘 여문 낱알이 되던 곳, 가물거리는 지평선 저 너머에서 시작해 온 대지를 감싼
하늘은 또 어쩌면 그리도 푸르고 높아만 보였던가. 벽공의 창해를 제트기보다 더 높은 곳에서 무
사히 비행한 하루해가 질 무렵이면 저 멀리 아득한 산 그림자 석양빛에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황혼
의 땅, 그리고 밤이 되면 이름 모를 풀벌레들의 노랫가락에 시나브로 곤한 잠에 들고 - 그 들녘엔
수백 년간 고향을 지켜온 정자목이 의젓하게 섰고, 맑은 시냇물이 흘렀다
우리의 고향 들녘은 개척시대에 청교도들이 누빈 서부의 황야나, 세계 정복 야심으로 칭기즈칸
의 전사들이 말달리던 몽골의 대평원과는 사뭇 다르다. 그처럼 황량하거나 드넓지 않다. 허허로
운 데가 없어 옹골차고 치밀해서 기름지다. 그래서일까, 타향살이는 늘 허전하고 마음 붙이지 못
하는 게
탐석 소장자 김규삼
무찰 수석에서
평원석은 유난히 우리를 향수에 젖게 한다. 눈앞에 드넓게 펼쳐진 들판이 동심 어린 고향의 들
녁 그대로고, 들을 가로질러 땅끝에서 하늘과 만나는 지평선의 유연한 선을 따라 형성된 원산
은 가물가물 사라져 가는 농촌의 옛 풍정을 다시 보는 듯한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산자락 어느 품엔가는 옹기종기 어우러져 모듬살이하는 고향 사람들의, 더러는 웃고 더러는 무
표정 한 얼굴로 나누는 세상 사는 이야기도 방죽 너머의 안개처럼 피어오르고 있을 것이다.
탐석 소장자 김상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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