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과 자연미 감상
요석 김 상 필 소장
산과 강
산은 자연의 척추이자 허파이고 강은 심장이자 혈관이다. 이처럼 산과 강은 자연의 가장 핵심
적인 기관이며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이 둘은 또 만년 부동의 산과 쉼 없이 흐르는
강이 정중동의 묘한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섭리를 이행한다.
가까이서 혹은 멀리서 늘 우리 곁에 있으면서 산은 우리의 친숙한 벗이었고, 희망이었고, 영원
한 이상이었다. 그런 산을 우리는 언제나 신뢰했고 의지했고 선망했다. 그러면 산은 우리에게
게시로 화답했다. 그 어떤 미동도 없는 산은 우리에게 전할 사연을 강물에 담아 보낸다. 산의
마음 자락에서 발원한 강은 계곡을 따라 내려와 이를 굽이굽이 온 세상에 전한다.
산의 뜻일까. 강은 대지와 만물의 마른 목을 적셔주곤 어디론가 표표히 사라진다. 흐르고 또
흘러도 마르지 않는 강은 결코 세상을 거슬러 흐르는 법이 없다. 낭떠러지에서는 떨어지고,
패인 곳에서는 머무르다가 쉬지않고 흐를 따름이다.
운재 정윤모 소장
수석은 산과 강의 합작품이다.
산이 준비한 재료로 강이 빚는다. 그리하여 실물 그대로의 산형, 폭포, 호, 계류, 평원 등 다양한
자연경관을 수석으로 재현해 놓는다.
그중 산형석은 그 종류가 가장 다양하며 일품이다. 멀리서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게 하는 원산,
유연한 능선이 제격인 단봉, 주종의 조화가 멋들어진 쌍봉, 심산유곡의 첩첩한 고요를 실감케
하는 연봉과 첩봉등 산수의 진경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다. 또 산형석은 산이 지닌 일반성과
철학성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어 마치 실경을 대하듯 산세가 느껴지고, 등정의 욕망에 사로잡
히게 되며, 철학적 사유를 즐기게 되는 감상의 묘가 신선한 감동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실제의 산과 강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근원적이며 무한하다. 인생 여정의 반려이고 스승이며
영원한 안식처다. 그러기에 산은 온갖 풍상에도 꿋꿋한 기상을 잃지 않고 늘 삶의 주변을 지키고
서 있으며, 강은 땅을 적시고 마음을 씻으며 쉼 없이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석 김 상 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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