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1.5km의 층암 절벽 길을 가다
격포항
해 질 무렵, 밀려오는 바다의 위험한 밀물 수위를 무릅쓰고 용기를 내어 후견자를 대동하고, 격포항으로부터 채석강까지 1.5km의 험한 해안 절벽 밑을 도는 바윗길로 발걸음을 내 질렀다.
격포항 북쪽 방파제 입구로부터 닭이봉 절벽 밑으로 내려와 출발했다.
약 8천 7백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퇴적된 퇴적암의 성층으로 바닷물의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층암절벽을 바다 밑으로 부터 닭이봉(200m)이라는 높다란 해안 산봉에 이르기까지 기암괴석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는 이 산 일대가 채석강이다. 국가 지질공원으로 인증된 데다가 대한민국 명승지 제13호로 지정된 곳이다. 중국의 이태백이 놀던 채석강과 그 모습이 흡사해 채석강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수만 권의 책을 켜켜이 쌓아 놓은 듯한 단층를 이루고 있는 웅장한 절벽과 곧 밀어붙일 것 같은 밀물은 집어삼킬 듯 파고를 일으키며 올라오고 있는데, 이 자연이 빚어낸 속살을 올려다볼 시간도 없이 서둘러 답사로 대 할 수밖에,
해식동굴
닭이봉과 채석강
왜 이런 무모한(?) 율동을 하냐구? 나도 모르겠어, 이러지 않고는 수십 년 전의 채석강처럼 채석강의 본전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아.
아름다운 석양 바다와 이 거대하고 우람한 암석 덩어리, 그리고 저 자연음 파도. 나 여기에서 죽어도 후한은 없거든.
'나는 승자가 되어야 한다'.
오직 이런 일념 뿐이야.
정신없이 가고 또 기어오르다가 뒤 돌아보았다.
우리 둘째 며느리 바싹 따라와 "아버님 조심하세요"
노구를 이끌고 바위를 붙들고 올라가고 낮은 곳을 찾아 우회도 하고, 때론 후퇴도 해야 하는 숨 가쁨 행군의 연속.
여기까진 그래도 젊은이 들과 함께 했는데. 저 산모퉁이 돌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저기 돌아가기 전에 바닷물이 차오르면 나 어쩌지?
일단 가드 라인 위로 올라갔으나 진퇴양난, 내려가야 하는데 ...
악전고투 끝에 채석강에 도착하니 확 트인 넓은 완만한 바위 평지가 나타나고 여러 사람들이 보여 살
았다는 안도감에 텁석 주저앉아 한숨부터 내 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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