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비밀 통로

서로도아 2020. 8. 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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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통로

                                         김상필

 

오늘도 어김없이

나보다 일찍 일어나

초대하지 않은 집으로 찾아와

철조망 붙잡고

슬픈 곡조 몇 마디로

붉은 목청 돋워

메마른 늙은이 감성을  

풀어 볼 요령이지만 

낸들 네 속마음 모를 리 없다 이거야

장맛비 예고해 주려고 왔다는 네 옹색한 변명  아니라도.

 

내 엊그제 전주콩나물국밥집에서 가평 잣엿 사다 놓은 것은 어떻게 알았으며,

우리 집 베란다에 여름꽃 만발한 건  또 어떻게 알았단 말이냐.

속마음 도둑맞았다 섭섭해하질 말고....

 

이건 숨겨진 보물처럼  조금은 비밀이라고?

그런데 내가 그리워하는 것만큼

너도 나를 그리워하는 가 보다

내가 따뜻한 위로의 하루가 되듯이

너도 어느 슬픈 응어리가 녹아내린다는 건

이 또한

조물주의 비밀 통로가 아니겠느냐 

넹큼 그만 울고 떠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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