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석1

날마다 좋지 아니한가

서로도아 2012. 6. 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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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해로

 

 

 

            기러기 전달하고 하늘에 대한 맹세로 고천문 낭독했다네.

            그럼  혼례가 다 끝난 것 아닌가.

            아니네, 신랑이 신부의 원삼을 벗긴 뒤 얼굴을 보아야 성혼이 되는 거야.

            얼굴도 안 보고 집에 데려갈 수는 없지.

 

            지금이야 밤낮으로 붙어 지내다가 서로 좋아지면 죽자 살자 하면 되지만,

            옛날에는 데려다 놓고도 서먹서먹한 게 정들자면 해묵어야 했네.

 

            그런데 함창댁!

            그 땐 왜 그렇게 수줍어했어? 

            강 속에서 멱감고 있을 때 말이야, 날 첨 만났을  때

            못난 촌색시처럼  푸른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엎드려 있었잖아.

 

            내가 접근하여 미소를 짓자, 그때서야 반갑게 예쁜 얼굴로 마음을 주더라.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그래서 고천문 낭독까지 오래가지 않았어.

 

            함창댁 참 좋겠네,

            날마다 쳐다보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 좋고  

            백년해로할 때까지 웃는 얼굴 보며 의지해도 될 듯 하니

            이게 다 하늘의 뜻이니 날마다 좋지 아니한가.

      

 

경북 함창 영강 産 (2012.6.17 生)         크기: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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