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牛頌/ 萬海 韓龍雲
/ 廓庵禪師(학암선사)의 詩를 借하다
2012.02.25 書
1 尋牛(소를 찾는다)
此物元非無處尋 山中但覺白雲深(차물원비무처심 산중단각백운심)絶壑斷崖攀不得 風生虎嘯復龍음(절학단애반부득 풍생호소부용음)
이 소 본디 찾을데가 없음은 아니련만, 온 산을 자욱히 뒤덮은 구름!
깎아지른 저 벼랑 어찌 오르랴? 호랑이와 용 울음에 몸이 떨린다.
2 見跡(발자국을 보다)
狐狸滿山凡幾多 回頭又問是甚마(호리만산범기다 회두우문시심마)
忽看披草踏花跡 別徑何須更覓他(홀간피초답화적 별경하수갱멱타)
여우 삵괭이 득실대는 산, 머리 돌려 또 묵기를 "이것은 뭐꼬?"
풀 헤치고 문득 보니 꼭 밟은 자취! 다른 길 가 다시 찾을 것이 있으랴.
3 見牛(소를 보다)
至今何必更聞聲 拂白白兮踏靑靑(지금하필갱문성 불백백혜답청청)
不離一步立看彼 毛角元非到此成(불리일보입간피 모각원비도차성)
이젠 꼭 소리를 들어야 하랴, 푸른 풀밭 딛고 선 희고 흰 모습!
한 걸음도 안 옮긴 채 그를 보느니, 저 털 저 뿔 원래 오늘에 됨은 아닐세.
4 得牛(소를 얻다)
已見更疑不得渠 擾擾毛心亦難除(이견갱의부득거 요요모심역난제)
頓覺其비已在手 大似元來不離居(돈각기비이재수 대사원래불리거)
보고도 의심하다 놓치고 말았는데,어지러운 이 야성은 없애기어렵고도
그러나 그 고삐는 내가 쥐고 있었거니, 원래부터 떨어져 있은 것은 아니로세.
5 牧牛(소를 길 들이다)
飼養馴致兩加身 恐彼野性逸入塵(사양순치양가신 공피야성일입진)
片時不待羈與絆 萬事於今必須人(편시부대기여반 만사어금필수인)
기르기 길들이기 공을 드림은 행여 옛버릇 생겨 달아나 날뛸세라.
잠시라도 굴레와 고삐 대려 말고, 알자니 만사가 이젠 사람의 몫인줄을!
6 騎牛歸家(소타고 집에 오다)
不黃鞭影任歸家 溪山何妨隔煙霞(불황편영임귀가 계산하방격연하)
斜日吃盡長程艸 春風未見香入牙(사일흘진장정초 춘풍미견향입아)
채찍이라곤 그림자도 안 거치고 집에 돌아 가는 길, 산천에야 안개 놀이 가린들 무슨 상관이랴.
해는 지는데 길게 뻗은 길가의 풀 모두 먹어 치우니, 봄바람은 안 보여도 그 향기 풍겨와 이에 씹히네.
7 忘牛存人(소는 없고 사람만 있다)
自任逸蹄水復山 綠水靑山白日閒 (자임일제수부산 녹수청산백일한)
雖然已忘桃林野 片夢猶在小窓間 (수연이망도림야 편몽유재소창간)
빠른 걸음 자처해도 물 건너고 산을 넘고 해야 하지만, 이곳 녹수청산은 한가하기만!
도림의 들판이야 잊기는 잊었다 해도, 꿈은 아직 초당의 작은 차가를 휘돌곤 하네.
8 人牛俱忘(사람과 소를 다 잊다)
非徒色空空亦空 已無塞處又無通(비도색공공역공 이무색처우무통)
纖塵不立依天劍 肯許千秋有祖宗(섬딘불립의천검 긍허천추유조종)
색만이 공 아니라 공도 또한 공인 바엔, 막힘도 없으려니 뚫림인들 있을 줄이...하늘 높이 배어든 칼 먼지 하나 못 묻거니, 천추에 조종(祖宗)있음 그 어찌 용납하랴
9 返本還源(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다)
三明六通元非功 何似若盲復如聾(삼명육통원비공 하사약맹부여롱)
回首毛角未生外 春來依舊百花紅(회수모각미생외 춘래의구백화홍)
삼명(三明) 육통(六通)을 공(功)임은 아니어도 소경 같고 벙어리 같음에야 어찌 미치랴.
돌아보니 아직 뿔도 안생긴 그 집 밖에는 온갖 꽃 활짝 피어 무르익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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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入廛垂手(저자에 들어가 베푸는 교화)
入泥入水任去來 哭笑無端不盈시(입니입수임거래 곡소무단불영시)
他日茫茫苦海裏 更敎蓮花火中開(타일망망고해리 갱교연화화중개)
진흙이라 물이라 뜻대로 드나들며 울고 웃고 대중없어 자취도 남지 않아!
앞으로 넓고 넓은 고해에 뛰어들어 타오르는 불길 속에 연꽃이 피어나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