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속의 한시
( 8폭 병풍)
설봉 / 姜柏年- 山行
十里無人響 십리를 가도록 사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山空春鳥啼 빈산에 봄을 맞이한 새소리만 들리더라
逢僧問前路 스님을 만나서 길을 물어 보았는데
僧去路還迷 스님이 가고나니 길이 다시 아리송 하네
羅湜 /~1546
老猿失其群 늙은 원숭이 무리를 잃고
落日孤楂上 석양에 외로이 뗏목 위에서
兀坐首不回 오뚝이 앉아서 고개도 돌리지 않고
想聽千峰響 온 봉우리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네
廓再祐- 歸江亭
誤落塵埃中 잘못 속세에 떨어져
三千垂白髮 삼천길이나 백발 드리웠네
秋風野菊香 가을바람에 들국화 향기롭고
策馬歸江月 말을 채찍질하여 강월로 돌아오네
金湜- 君臣千歲義
日暮天含黙 해저무니 하늘은 어둠을 머금고
山空寺入雲 산속의 빈 절로 구름이 날아든다
君臣天載義 군신의 의리는 천년을 가는데
何處有孤墳 어디에 외로운 무덤을 둘고
栢谷/ 金得臣 1614~1684
古木黃雲裏 찬 구름 속의 고목
秋山白雨邊 흰 비 내리는 가을 산
暮江風浪起 저문 강에 풍랑 일어
漁子急回船 어부 급히 배를 돌리네
西溪/ 南추- (남곤의) 불의를 질타 함
一朶盆莖弱 한포기 분에 심은 소나무 줄기는 약하지만
千秋雪態豪 천추에 백설에는 그 자태 씩씩하네
誰能伸汝曲 누가 능히 네 굽은 것을 펴서
直拂暮雲高 저녁 구름위로 높이 곧게 펴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