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석1

마력에 끌리어 잠시 과거의 시간속으로 들어가 본다

서로도아 2025. 2.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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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 시 취석 한 수석에 대한 에피소드 (episode)`

 

오래된 이야기다. 종교계의 부부 일행이  태국 방콕으로 단체 여행을 갔다 온 적이 있다. 여름철이라 여행일정 중 피피섬에서 수영하는 시간이 잡혀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피피돈 수영장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수욕을 하는데 얼마 후 나는 저 오른쪽 산밑으로 가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왜냐하면 버스에서 보니까 이곳 지형들이 바닷물에 깎이어 해식동굴처럼 깊이 갈아먹은 형태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찰하고 싶었다. 일행의 눈을 피해 약 500m 떨어진 그 산아래로 하얀 모래사장을 밟으며 달음질로 갔다. 

 

그런데 역시나 그 섬의 바위들이 바닷물에 접한 약 2m의 높이로 바위산을 갉아먹고 패여 다듬어진 돌들이 너무도 경이롭고 예술적이다,  무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훔쳐본 것 마냥 가슴이 뛰었다.  넋 놓고 홀로 감상하다가 보니  새로운 욕심이 불현듯 났다. 여기 바닥에 뒹구는 작은 거라도 하나 가져가면 기념이 될 것 같았다.  

 

마치 해충이 갉아먹다 버린 듯한 묘한 수석들이 즐펀하게 깔려 있는 것을 보고 그냥 돌아올 석인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욕심이 있어도  양손에 2개밖에 더 들고 오겠나.   곰곰이 생각 한 끝에 긴팔 입은 웃옷을 벗었다. 그리고 큰 거 몇 점과 작고 묘한 돌을 욕심껏 골라 그 옷 안에 넣고 쌌다. 팔소매로 묵었으나 울퉁불퉁 삐져나와 두 손으로 들어 안을 수가 없다.  옷은 찢어져도 좋으나 돌이 부딪쳐 상하지 않게 가져와야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그래서 덜어내고 또 덜어내고 결국 반으로 줄여  8점을 묶어 간신히 기력을 다하여 뒤돌아 보지도 않고 일행들이 수영하고 있는 곳을 향해 마구 걸었다.  300여 m 와서는 팔이 아파 도무지 더 안고 가질 못 하겠다. 그냥 버리고 갈까 생각타가  여기까지 애써 들고 온 것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가 없다. 잠시  내려놓고 쉰 다음 내가 가져온 옷가방을 수영장까지 가서 가져와 담았으나 다 들어가지 않아 또  2개를 버리고서야. 간신히 담아왔다. 그 무게야 말로 엄청나 가방끈이  끊어 질가 봐  가슴 조이며 안고 다니면서 남의 눈치를 피하려니  피곤함은 말할 것 없고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이게 문제,

일정을 마치고 버스가 피피섬에서 방콕으로 오는 도중 휴게소라고 들린 곳이 쇼핑하는 마켓이다. 구경할 겸 우르르 몰려 간다. 역시 우리나라보다 싼 물건은 식품이다. 이윽고 꿀이 싸다며 다들 몇 개씩 산다.

그런데 나는 외면했다. 우리 마누라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다들 선물한다고 몇 개씩 사는데 우린 안 산다고 애걸 복걸한다. 그래서 내가 달랬다 " 값이 싸긴 한데 무거운 액체 병을 사가지고 가느니 좀 비싸더라도 편히 가서 마트에서 사다 먹자" 하며 애써 심사를 달래어 봤다.  속도 모르고 화가 나서 토라졌다.

 

나의 속내는 옷 가방 속에 들어가지도 않을 뿐 아니라 들고 다닐 수도 없고, 돌과 부딪치면 어찌 될까.  누구의 힘을 빌릴 수도 없어 안 사고 아이쇼핑으로 끝나고 돌아오는 마음이 토라진 마누라 한테 미안하고 편치 않았다. 이렇게 옷으로 위장해서 들고 온 가방 속의 돌은 기내에서 나와 시간을 보내고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하여 가져온 것이다.  돌아와서야 마누라가 이 사실을 알고 이해를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꿀보다 더 진하고 단 맛을 보며 지금까지도 즐기고 있다.

 

 

 

좌측 태국산

 

 

우측 리비아 사막에서 출산

 

 

 

초서체 壽(목숨 수) 자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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