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정의 서보(孫過庭 書譜)

초서(草書)는 쓰기도 읽기도 난해한 글씨체이다. 당나라 시대의 손과정(孫過庭)의 [서보](書譜)도 그중 하나이다.

임서라도 해 볼 욕심으로 나는 대만 서예가에게 부탁해서 중국저명비첩선집 몇 권을 구했는데, 그 중 이 손과정의 초서체 [서보] 만큼은 소장하면서도 읽지도 못 하는지라 외면하고 있었다.

 

그러던 게 그 장문의 해석을 꼼꼼히 읽어보니 서예 이론과 기법, 예술정신을 체계적으로 다룬 것으로 당시 서예 대가 4현의 서평과 여러 면으로 서예 이론이 해석되어 있어서 그 가치가 부각되어 눈이 번쩍 띄었다.

 

서예(書藝)가 예로부터 발달한 중국 역사에는 수많은 서예 이론서가 있었다. 그 가운데 체계를 갖춘 최초의 이론서는 바로  이 1,400여 년 당나라 사람 손과정(孫過庭)이 쓴 [서보](書譜)이다. 이 책에서 손과정은 당나라 시대까지의 서예사를 비롯하여 서예의 본질과 가치, 기법, 비평, 예술정신까지 서예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손과정(孫過庭)은 당나라 초기 우세남(虞世南)과 이세민(李世民)등이 체계를 세운 서예 미학사상(美學思想)을 계승 발전시켰다.

 

손과정은 [서보]에서 왕희지(王羲之)의 서예를 이상으로 생각하면서 중화(中和)를 심미적 표준으로 인식하는 데에는 그의 진보한 역사관과 도가(道家)와 유가(儒家)를 융합한 철학관이 바탕이 되었다.

자연(自然)의 조물주(造物主)와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된 무심(無心)으로 신기 일점일획도(神氣一点一劃) 소홀히 하지 않은 심(心)과 수(手)의 성숙한 용필(用筆)만이 심오(心悟)의 황홀함과 지극(至極)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표정 달성(表情達性)의 예술임을 강조하고 반복적으로 논증한 것은 중국 서예 미학 이론사에서 서예를 예술로서 완전하게 지각한 최초의 이론가로 평가받고 있다. 서보는 역대 서예 미학에서  다시 찾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한 내용이며 초서(草書) 또한 예술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서보해석 문(書譜解釋 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