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예

몽당붓

서로도아 2016. 10. 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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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붓


문서나 의사소통의 매체로 볼펜에서 컴퓨터로 이동한 시대에 붓글씨(calligraphy)란 무엇인가. 

이제 붓글씨는 정보를 기록하여 문서를 작성하고 소통하는 기능을 가진 기초적인 기록 수단이 아니다.

그러나 붓글씨는 정보를 기록하여 문서로 의사를 통하는 기능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하여도 오늘날 서예의 전문예술인이나 애호가에 의하여 보존되고 있는 문화전통이다. 따라서 서예는 사무기술이 아니라 특별한 예술로 승화하였다.

먹과 붓, 종이와 벼루는 옛날부터 선비의 문방사우(文房四友 )로 서예인에 없어서는 안되는 불가분의 기구이다. 추사 김정희(1786~1856)선생은 칠십평생 벼루 열개의 바닥을 밑창내고, 붓 일천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만큼 노력과 끈기를 발휘했다는 회고담이 있다. 예술로서의 서화는 이렇듯 먹과 붓끝에서 진지한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먹은 천년의 흔적을 만드는 그을음의 신화라 한다. 그 만큼 질긴 생명줄을 가지고 있다. 

서예작품은 작가의 고매한 정신과 자유분방한 붓놀림에서 완성된다.  번짐과 스침, 끊어질듯 이어짐, 두껍고 얇음, 촉촉하고 거칠음 등 멋과 질감을 표현하는데  붓의 탄력과 율동을 이용한다. 손끝과 붓끝이 마음을 사로잡는 연기자 역활을 해낸다. 


심신의 단련으로 시작하여 붓을 잡은 지 어언 10 수 년이 되어간다. 자연 문방사우(文房四友)를 갖추고 옛 선비 행세를 해 보며 흉내를 내고 있다. 어쩌다 보니 몽당붓이 몇 자루 생겼다. 이걸 버릴가 하다가 다시 붓걸이에 걸게 된다. 폐추자진(自珍)이란 글이 생각나서다. 제 집에서 쓰는 몽당비가 남 보기엔 아무 쓸모 없어도, 제 손에 알맞게 길이 든지라 보배로 대접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몽당붓 몇 개가 나에겐 길이 들어, 버리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멋진 글씨, 손멋 글씨의 생산자가 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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