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憎蚊(증문)
    한시 2015. 9. 29. 22:51
    728x90



    憎蚊(증문. 얄미운 모기)/ 茶山 丁若鏞


    猛虎咆籬根(맹호포리근)

    我能齁齁眠(아능후후면)

    脩蛇掛屋角(수사괘옥각)

    且臥看蜒(차와간원연)

    一蚊譻然聲到耳(일문앵연성도이)

    氣怯膽落腸內煎(기겁담락장내전)

    揷嘴吮血斯足矣(삽취전혈사족의)

    吹毒次骨又胡然(취독차골우호연)

    布衾密包但露頂(포금밀포단로정)

    須臾瘣癗萬顆如佛(수유외뢰만과여불전)

    颊雖自批亦虛發(협수자비역허발)

    髀將急袝先已遷(비장급부선이천)

    力戰無功不成寐(역전무공불성매)

    漫漫夏夜長如年(만만하야장여년)

    汝質至眇族至賤(여질지묘족지천)

    何爲逢人輒流涎(하위봉인첩류연)

    夜行眞學盜(야행진학도)

    血食豈由賢(혈식기유현)

    憶曾校書大酉舍(억증교서대유사)

    蒼松白鶴羅堂前(창송백학라당전)

    六月飛蠅凍不起(유월비승동불기)

    偃息綠聞寒蟬(언식록문한선)

    如今土床薦 藁鞂)(여금토상천고갈)

    蚊由我召非汝愆(문유아소비여건)


    맹호가 울밑에서 으르렁대도

    나는 코까지 골며 잘 수 있고

    구렁이 처마 끝에 매달려 있어도

    누워서 그 꿈틀대는 꼴을 볼 수 있는데

    모기 한 마리 귓가에서 윙하고 소리내면

    기가 질리고 간담이 서늘하여 오장이 끓어오르네

    뿌리 박아 피를 빨았으면 족한 줄 알아야지

    어찌하여 뼈에 독기까지 불어넣느냐

    베 이불 덮어쓰고 이마만 겨우 내놓는데

    어느새 울퉁불퉁 혹이 솟아 부처님 머리통 같고

    내 뺨을  쳐봐도 헛치기 일쑤

    넓적다리 때려봐야 모기는 벌써 도망간 뒤라

    싸워봐야 소용없고 잠만 달아나 버리니

    여름밤이 지루하기 일년처럼 길기도 하네

    몸집도 그리 작고 종자도 천한 네가

    어찌하여 사람만 보면 침을 그리 흘리느냐

    밤에만 다니는 것은 도둑에게  배웠고

    제가 무슨 현자라고 혈식을 한단 말인가

    생각해보니 그 옛날 대유사에서 교서 할 때는

    마당에 푸른 솔과 백학이 줄서 있고

    유월에도 파리조차 얼씬거리지 못 했기에

    댓자리 펴놓고 편히 쉬며 매미소리 들었는데

    지금은 흙바닥에 볏짚 깔고 사는 신세다 보니

    내가 너를 불러들인 것이니 네 탓이 아니로다



    해제

    범이나구렁이 같은 중앙관리자의 거대한 권력의 횡포에 대해서는 저항하지

    못 하고 말단관리(모기)의  횡포에 대해서는 크게 반응(분노)하는 자신의 좁은

    마음을 자조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탐관오리의 횡포가 심한  시대현실을 드러내면서 그러한 사회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대한 반성을 표현.  그 허물이 결국은

    해결에 나서지 않은 자기의 잘못이라고 반성하고 있다.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우각상쟁하사  (0) 2018.04.26
    시비(是非)  (0) 2016.04.28
    고향을 그리며  (0) 2012.11.27
    절구(絶句)  (0) 2012.10.10
    중국 5대 명시  (0) 2012.07.1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