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돌문화
탐석 소장자 김 상 필
인간은 삶의 방편을 자연에서 찾았다. 자연의 중요한 구성요소인 돌은 굳고 단단한 물리적
성질로 인해 인간이 사용한 최초의 도구가 되었고, 그 쓰임새도 매우 다양했다.
돌은 인류에 의해 문화사적 측면이 아닌 문명적 도구로 먼저 쓰이기 시작했다. 석기시대의
여러 돌도구, 즉 부싯돌, 돌창, 돌칼 등 생산의 보조도구로 출발한 돌은 오늘날의 거대한
인류문명을 건설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원시 공동체 사회의 규모가 커지고, 금속 문명이 발전하면서 돌은 다른 용도로 쓰였다. 소유
개념이 생겨 보관과 경계, 방어의 수단으로 돌벽과 돌담을 쌓고 성곽을 축조하는 등 그 용
도가 바뀌었던 것이다.
古宮內의 自然石
한편으로는 돌의 문화적 양상도 나타났다. 자연을 신성시하고 자연에 의지하고자 했던 선
인들의 자연사상이 돌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돌 문화는 구체성을 띄게 된다. 대자연
속에서 겪는 시련과 공포로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게 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초월적인 힘에 기대는 심리가 생겨났고, 영험스런 돌을 그 대상으로 하여 길복을 빌었다.
또 마을 어귀에 큰 섬돌을 놓아 제사하여 부락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고, 남녀의 성기를 닮
은 음양석을 신성시하여 다산과 득남을 비는 등 돌을 대상으로 하는 무속과 신앙이 폭넓게
행해졌다.
그런가하면, 자연 그대로의 돌을 숭배했던 것과는 달리 독특한 형상을 만들어 그 형상에 염
원을 담고 뜻을 기렸던 돌문화도 번성했다. 석불, 석탑, 돌장승, 벅스, 하르방 등 시대와 지역
에 따라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그밖에도 돌과 관련한 문화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처럼
돌은 역사의 시작으로부터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문화를 형성했다.
그러나 지금은 과학문명에 밀려 그 본질은 사라지고 형체만 남아 옛사람들의 자연사상과 돌
에 대한 애정의 단면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수석은 자연과 인간의 숙명적 만남속에서 싹튼, 인간의 자연에 대한 애정의 산물이다.
기나긴 역사의 물씻김을 받아 가장 완성된 형태의 돌문화로 변화. 발전해 옛 것이 발붙이기
어려운 오늘의 세태속에서 전통과 현대를 융화하여 돌문화의 새 영역을 개척, 그 본질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창덕궁내의 재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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