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천길속 님 마음/강애나
그리움 겹겹이 쌓여 칼로 도려낸 심장(心臟)
등골(骨) 시리도록 님의 마음은 냉엄(冷嚴)하고
흩어진 꽃잎 모아도 꽃 모양(模樣)이 아니더이다.
빈 마음 가슴에 담아 만리장성(萬里長城) 쌓던
그 날들 어찌 무너 뜨리리 아무리 빨간색을 하얀색
여백(餘白)에 그려도 색(色)은 색이고 공(空)은 공인데
제 몸을 태운 촛불도 내 그리움을 태울까.
눈을 감고 보아도 내 님
눈을 뜨고 보아도 내 님이라.
속으로 울고 겉으로 웃는 타는 갈증(渴症)
뛰는 맥박(脈搏)까지 멎게 하는 님이시여
그대의 바람같은 마음을 어찌 잡으리오.
백년해로(百年偕老) 맺은 언약(言約)일랑
쉬이 놓치 마시옵고 내 절개(節槪)를 쉬이놓고
가는 아낙은 아니 더이다.
팔만사천번(八萬四千番)인연(因緣)의
고리 쉽게 자르지 마시옵소서.
내 가슴이 타는 밤 밤도 검게 물들 더이다.
원통(寃痛) 하도록 말 못하고 참아 내기엔 숨찬 가슴만
콩콩 뛰는 구려 천번(千番)의 사랑 한다는 말 보담
차마 님 에겐 눈물로 대신(代身) 하리다.
대자 대비(大慈大悲) 하신 부처님께 합장(合掌)하여
크신 원력(願力)을 세우고 달 밝은 밤 하늘 흩어지지 않는 번뇌
망상(煩惱妄想)을 어찌 저 강물에 흘려 보내리.
그 대 향(向)한 갈급(渴急)함을
부처의 백팔염주(百八念珠) 깨달음으로 삭(削)이 노라.
어디선가 들려오는 웃음 소리 놀라 바라 보니
님의 얼굴 산사(山寺)의 끝 자락에
바람으로 까만 허공(虛空) 헤엄 치는 목어(目語) 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