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7.4km 국내 최장이라는 관광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458m 발왕산 정상에 이르는 18분 동안 하늘을 날듯 했다. 2023년 9월 23일 추분날의 맑은 날씨가 멀고 가까운 백두대간의 고산 준령을 환히 비쳐주고 바람 없는 산 공기를 그대로 전해 주었다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스키어 들로 북적일 용평스키장의 푸른 언덕을 바라보고 있는 드래건 플라자 2층에서 출발한 발왕산 관광케이블카는 아름다운 리조트건물 들을 뒤로 멀리 밀어내고 20분 만에 발왕산 정상이 가까운 발왕산모나파크에 도착했다.
우선 발왕산 스카이 워크를 밟기 위하여 티켓을 체크하고 그 출구로 나갔다. 사방이 확 트인 스카이워크는 국내 최고 높이에서 위용을 자랑하며 자태를 드러낸다, 2018년 동계올림픽 때 바로 그 현장이고 보니, 겨울은 아니라도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스키장 코스들을 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맑은 날에는 강릉 앞바다가 보인다는 1450m 높이에서 발왕산 기(氣)를 쿵쿵 깨져라 눌러 밟고 마시며 이 기세를 몸속에 가득 담아 본다.
발왕산 드래건 시설에서 먹고 마시고 쉬고 이제 목적지인 저 앞의 높은 뾰쪽한 봉우리 발왕산 평화봉이 있는 곳으로 간다.
여기는 부엉이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하여 부엉이 조형물도 있고, 더불어 부엉이 빵이 유명하여 가장 주 먹거리가 됐다. 맛도 좋다.
이제부터 발완산 정상을 향하여 천년주목숲길을 걷는다. 나의 주목적이기도 하다. 오르는 길은 대체로 좋으나 경사가 있는 곳은 자갈길도 있어 조심하였다. 30여 분만에 발왕산 정상 평화봉이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역시 추위에는 강한 고산지대 식물인 주목 나무만이 산의 제왕처럼 쭉 쭉 벋어 건강하게 자라 고목의 위풍을 자랑하고 있고, 수명을 다한 주목은 세한도에서 보듯 발가벗은 몸으로 의젓하게 서 있다.
천년을 살고 있는 놈은 몇 아름드리 주목들이 내장을 다 비워내고도 굳세게 살고 있고, 죽어서도 천년을 사는 놈은 얼마나 기가 쎈지 모진 강풍과 추위와 비바람 속에서도 네 활개를 활짝 펴고 늠름히 서서 위세를 떨고 있으니 정말 2천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며 살고 있는 세계 같다.
그뿐이랴 자기의 어린 동족 나무들은 서로 감싸 안고 있고, 부부나무는 나란히 서서 화끈하게 끌어안고 있다, 심지어 다른 종족나무까지도 한 뿌리로 키워주고 몸을 섞어 동거하기도 한다.
어느새 구름이 밀려와 시야를 가려 어둡게 한다. 빗방울인가 했더니 아니다, 짙은 안개다. 이 또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높은 지대이다 보니 바람잘날 없고 구름 잘날 없다. 오전의 쾌청한 날씨가 천우신조다
발왕산의 신선한 물 발왕수를 마신다. 재물(財物), 장수 (長壽), 지혜(智惠), 사랑(愛)의 물이다. 모두 마신다.
나는 태양과 대지, 바람, 하늘, 물, 구름, 안개, 별, 나무 등 8氣를 가지고 떠난다.
평창 평화봉이 있는 발왕산 정상 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 천년주목숲길로 걷는다.
걸어야 할 천년주목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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