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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도 곡선의 미학
    나의 수채화 2018. 1. 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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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도(靑山島) 곡선의 미학

    전남 완도군 청산도는 2007년 12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느림마을)로 지정됐다.

    굽은 길은 곧게 펴서 빠른 길을 만드는 것이 삶의 요구인데  느려터진 곡선길이 그대로 머물러 있어 느림의 삶을 간직함으로써  청산도는 국제연맹으로부터 슬로시티로 인정받았다,  

    1999년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출범한 슬로시티는 이탈리아어로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 의 영어식 표현이다. 전통보존, 지역인 중심, 생태주의등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

    청산도는 1993년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곳 돌담길에서 찍은 <서편제>는 주인공 세사람이 진도아리랑을 신명나게 부르며 저 고개너머에서 부터 나플나플 춤을 추며 걸어온다. 그들이 부르는 이리 휘고 저리 꺾이는 흐벅진 진도 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은 바로 청산도의 느림길 곡선만큼이나 신명난다. 김명곤(유봉역), 오정해(송화역), 김규철(동호역)이 부른다


    문경새제는 웬 고갠가

    굽이야 굽이 굽이 눈물이로구나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음 음 음 아라리가 났네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속엔 수심도 많소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낳네

    아리랑 음 음 음 아라리가 났네

    만나니 반가우나 이별을 어이해

    이별을 하려거든 왜 만났던가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음 음 음 아라리가 났네
     

    청산도의 봄

    Watercolor on Fabriano   52.5X38.5   2018.01.18   Painted by  Kim sang pil


    청산도에 봄이 오면 유채꽃이 만발하다. 한가지 분명한 건 봄은 꼭 온다는 것이다. 인생의 무상함과  세월의 덧없음을 노래한 판소리 단가 '사철가'를 엿보자. 위성통신 시대에 세월의 빠름은 화살로 비교하지 말고 이제 날빛과 같다하자. 인생 팔십이 아니라 백 살을 산다 해도 젊음과 늙음의 차이는 순간일러니 어느 누구도 늙음을 극복할 수 없을 터, 현재의 삶을 즐기자는 사철가의 가사가  요즘 머릿속에 깊숙히 박힌다.


    이 단가는 <서편제>에서 유봉이 눈먼 송화를 데리고 가는 장면에 삽입되어  조금은 서글픔이 연상되기도 한다. 끝부분에서 "국곡투식(國穀偸食) 허는 놈과 부모불효 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허는 놈, 차례로 잡아다가 저 세상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아서 '한 잔 더먹소, 그만 먹게' 하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 보세"로 되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나랏돈을 훔쳐 빼먹는 자는 한 결 같있던 모양이다. 오죽하면 노랫말에까지 실렸을까? 국곡투식(國穀偸食)이란 나라의 곡식을 훔쳐 먹음을 뜻한다.


    사철가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버리고 속절없이 가 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삭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 되고 보면, 월백설백 천지백허니

    모도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올줄을 모르는구나,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말 들어보소, 

    인생이 모도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날과 잠든날,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산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 불여생전 일배주만도 못허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어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그나,


    늘어진 계수나무목 끄끝터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國穀偸食) 허는 놈과

    부모불효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허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서

    한잔더 먹소  덜먹게 하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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