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
전한(前漢)시대 절세의 미인 왕소군(王昭君)과 관련된 시구이다.
전한의 원제(元帝)는 궁녀가 많아 일일이 얼굴을 볼 수 없으므로, 화공을 시켜 그녀들의 얼굴 을 그려 바치게 하고는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드는 궁녀를 낙점 하였다. 궁녀들은 당시 궁중 화가 였던 모연수(毛延壽)에게 뇌물을 주면서 자신의 얼굴을 예쁘게 그려줄 것을 간청하였다. 그러나 도도했던 왕소군은 모연수에게 뇌물을 주지 않았으므로, 이에 모연수는 그의 얼굴을 몹시 추하게 그려 임금에게 보였다. 당연히 그녀에게는 한번도 임금을 모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한나라는 역대로 흉노(匈奴)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그때 마침 흉노왕 호한야(呼韓耶) 가 한나라의 미녀로 왕비 삼을 것을 청하므로, 원제는 못생긴 왕소군을 그에게 주기로 하였다. 그런데 막상 왕소군이 오랑케 땅으로 떠나려는 즈음, 우연히 그를 보게되고, 그녀가 모연수에게 뇌물을 쓰지 않아 추하게 그려진 사정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원제는 외국과의 신의를 저바릴 수 없어 그녀를 보내고는 화공들을 죽였다고 한다. 마침내 그녀는 쓸쓸히 흉노 땅에 들어가 마음 에도 없는 오랑케의 왕비가 되었다. 그녀의 가슴 아프고 슬픈 이야기를 동방규는 계절은 벌써 꽃피는 시절이 왔건만 삭막한 북방에 는 꽃이 피질 않으니 봄은 봄이로되 봄 같지가 않다고 읊었다.
2013.4.10 書
昭君怨 / 동방규(당나라 시인)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케 땅엔 꽃도 풀도 없으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으리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자연히 옷에 맨 허리끈이 느슨해지는데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이는 가느다란 허리 몸매를 위함은 아니라네
꽃이 만발하는 따뜻한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눈이 온다고 예보되어 있고 바람
도 세차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와 개성공단의 공원들 철수등 한반도
에 위기감이 돌고 있으니, 과연 올해에 봄이 올 것인지 아직은 추워서 봄이 온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