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상락 탁부다우( 淸貧常樂 濁富多憂)
불교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경구가 있다. 모든 것은 다 자기 마음에 달렸다는 말이다. 아름다운 세상, 즐거운 삶도 자기 마음속에 가꾸어지고, 같은 사색과 일상의 수양으로 얻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다. 실락원의 저자 "밀톤"은 마음이 천국을 만들기도 하고 지옥을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어느 누가 낙원을 버리고 실낙원을 찾을까? 이런 어리석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을 살다 가려면 너무나 고달프고 괴로움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삶이 짜증스럽고 힘겹다 생각말고 만사를 즐겁고 기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면 아침에 뜨는 찬란한 해도 삶의 기쁨이요, 맑은 하늘에 떠도는 흰 구름도 기쁨이요, 산야에 피는 꽃과 잎새도 기쁨이다. 그보다 더 없는 기쁨은 사랑하는 부모 형제가 있고, 친구가 있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는 것도 즐거움이다. 더구나 건강한 내 몸은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
무엇이 우리를 기쁘게 하고 우울하고 짜증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그 원인은 모름지기 자신의 과욕과 분수에 넘치는 행동과 절제할 줄 모르는 생활 태도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다. 이 한없는 욕심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면 온갖 화를 범하게 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현재의 처지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삶이야 말로 진정한 삶이요, 그것이 바로 마음으로 느끼는 낙원이다. 근심과 재앙과 허물이 없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정당한 노력이 있어야하고, 권세와 위엄으로 얻어진 부귀와 재물은 언젠가는 내 몸을 상하게 함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바른 도리를 지키며 양심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근심하고, 육체를 수고롭게 한 후에야 참다운 행복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부지런히 일하고 정의와 불의를 판단하여 행해야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도 실천하지 못하니 가슴아픈 일이다. 우리는 항상 즐거운 마음,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면 모든 것이 다 고맙고 반갑다. 그러나 언제나 마음에 가득한 불만으로 세상을 살다 가려면 모든 것이 짜증스럽고 행동이 난폭해지고 사느 것 자체가 번민으로 고통스럽다.
행복한 삶이란 마음이 편안한 삶인데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면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 예나 이제나 과욕으로 자신뿐 아니라 한 가정이 패가망신으로 비난받고 지탄받는 못난 이름이 얼마나 많은가?. 오늘날 신문이나 TV을 통해 낯익은 얼굴들이 수 없이 많음을 보고 내 스스로 환멸을 느낀다. 그들의 면면들을 살펴보면 한때나마 우리의 정치를 주도하고 의정단상을 호령하거나, 핵심 권좌에서 가장 애국자인양 소리치든 뻔뻔하고 가증스러운 인물들이다. 이들의 말로가 어떤가? 탐욕과 과욕의 덫에 걸려 스스로 자승자박으로 영어(囹圄)의 생활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가?.
이 같은 못난 위인들을 생각할 때 이 나라의 앞날이 암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다. 이 한 없는 욕심을 제어하지 아니하고 자꾸 늘려가면 도리에 벗어나게 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처지를 살피고 만족하는 즐거움을 구한다면 풍요로운 삶을 누구나 누릴 수 있다. 자기 분수에 맞게 살다 가는 것이 곧 근심을 멀리하고 적으나마 오붓한 행복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몸 내 가정을 온전히 지키려면 탐욕하는 마음과 헛된 명예욕을 버려야 한다.
옛 성현의 말씀에 청빈상락(淸貧常樂) 탁부다우(濁富多憂)라 했다. 분수에 넘치는 호화로운 생활보다는 가난하게 살더라도 마음 편하게 사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삶이요 근심걱정 없는 삶이라 했으니 말이다.
황금만능과 출세지향주의에 사로잡혀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경종으로 받아드려야 하고,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세상을 살다가 보면 뜻하지 않은 실패로 좌절할 때도 있다. 그럴 때일수록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 심기 일전하여 탐욕하는 마음을 버리고 남들이 어리석은 삶이라 비아냥을 받는다 하더라도 불의에 저항하고, 양심을 파는 일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현실이 암울하고 부정부패로 얼룩진 사회라 하더라도 우리 모두가 "내 탓"으로라는 겸허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절제된 생활로 사랑과 봉사하는 마음, 관용과 용서하는 마음, 남을 위해 희생하는 갸륵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만 내일의 찬란한 빛과 영광이 우리를 축복해주고 신바람으로 흥겹고 즐거운 생활이 될테니 말이다.
삶이 즐겁고 기쁨이 넘치는 낙원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마음속으로 다지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아름다운 세상, 즐거운 삶은 남으로부터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가꾸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깊은 진리를 마음 속 깊이 새겨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