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저 붉은 노을 하늘 화선지는 내 마음을 알까 마르고 닳지 않는 硯海위에서 커다란 무지개 다리 발판삼아 너훌너훌 筆舞를 할 수 있는 내 마음을
초가삼간 터를 닦고 주저앉아 밭고랑 줄을 잡아 궁체로 씨를 뿌려 판본체로 찍어 놓고 금문에 소전에 대전에 쌈을 하고 근례비와 북위와 예천명을 벗을 삼아
더운날엔 미불이나 쟁좌위로 바람내고 작은 연못 세천루 앞에 연꽃과 갈대를 그려 놓자 국화가 없겠니 춘란이 없겠니 혜란이면 더 좋겠구나 새벽 떨구며 손과정이니 읊지
대문에는 예기비와 장천비로, 주문에는 간체와 금문으로 꽃을 피우고, 한나절 느티나무나 실컷 깎자 서간체나 민체로 편지를 써서 넘 그립고 외로울 땐 바다건너 오라고 엽서나 띄우지
매화그려 황토벽 대신하고 창밖에 풍축이나 청죽소리 들으려면 황산 만큼이나 쳐 놓자 노을 하늘이 까맣게 질 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