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봄날 (春晝)

서로도아 2010. 4. 3. 20:23
728x90

 

 

 

 

春晝/한용운

 

 봄날이 고요키로 향을 피고 앉았더니

삽살개 꿈을 꾸고 거미는 줄을 친다.

   어디서 꾸꾸기 소리 산을 넘어 오더라.

 

따슨 볕 등에 지고 유마경 읽노라니

  가벼웁게 나는 꽃이 글자를 가리운다.

구태여 꽃 밑 글자 읽어 무삼하리요.

 

   대실로 비단 짜고 솔잎으로 바늘 삼아

      만고청수 수를 놓아 옷을 지어 두었다가

       어즈버 해가 차거든 우리 님께 드리리라.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의 餘恨歌  (0) 2010.04.19
비단 안개  (0) 2010.04.07
황혼의 노래  (0) 2010.04.02
사시사 (허난설헌 시)  (0) 2010.03.24
秋夜夢  (0) 2010.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