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머리 검은머리 하얀머리
한 삶이란 참으로 부침도 많고 다양하지 않나 싶다.
각각 삶의 위치는 다를지언정 모두가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목표는 똑같다고 본다.
불가항력적인 생명의 위협에서, 사업의 낭패로부터, 뜻하지 아니한 사고에서도 삶의 고달픔은 알게 모르게 다가오기도 하고, 탐욕으로 인한 조장의 근원에서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여 행복한 삶이 지옥으로 나락(奈落)하는 현상이 올해에도 넘쳐났다.
흐르는 세상 따라가지 못한 죄목으로 생사의 갈림선마저 넘나드는 자가 있는가 하면 아부와 승부 근성으로 행복을 쫓아가고 축적하려는 자가 있으니 세상 사는 것이 요지경이다.
한 굽이 또 한 굽이 넘어서는 게 사는거라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윤리와 도덕, 교훈만으론 삶의 무게를 이기고 북을 치기엔 이 나라가 너무도 부패해 있다.
삶이....
어제를 추억하고
오늘을 후회하고
내일을 희망한다
수없이 반복되는 습관처럼
어제와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그렇게 산다
삶이 너무나 힘들어도
세월은 위로해 주지 않는다.
-좋은 글 중에서.
조선시대 권력자들에 의해 뒤집어 쓴 죄를 눈물로 씻으며 객지에서 고독한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나라를 위한 꿈과 이상을 펼쳐나간 지식인들의 처절한 외로움을 표현한 시 한 수를 읽어보자
관탈섬에 가서/김상옥
관탈섬에 가서 관(冠)을 벋고
끈적끈적한 탐욕을 벗고
무거운 죄업을 씻어내고
사랑도 미련도 훌훌 털어버리고
이름 마저 버리고
오직 사랑만을 간직한 채
이름 없는 하나의 섬이되어
밀려오는 파도와 잔정 나누며
한라산 영봉에 눈 맞춤하며
한 오백 년 살고지고
살고지고
관탈섬(冠脫島)
조선시대 제주 귀양지로 가던 길목인 전남 추자도와 제주도 사이에 있는 섬으로 갓을 벗기고 직위를 삭탈 당했기에 이 곳에 이르러 관모(冠帽)를 벗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노랑머리: 신나는 세상. 신나게 먹고, 흔들고, 즐기고, 추리소설이나 탐독하던 망년(忘年)의 세월. 삶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꿈만 꾸던 시절이 아니었던가. 검은머리: 신발끈을 동여매고 가난의 탈출 작전을 펴던 시절, 앞만 보고 달리다 넘어지면 일어나 상처 투성이인 채 저 황야를 헤매고 헤맸으니 세월은 그래도 이삭을 남기고 가더이다.
하얀머리: 윗 층에서 에리베이터를 탔다. 검은 머리인 때는 언제나 눈 한 번 주지 않던 젊은이 (60대? 내 속으로 "참 버릇 없다")가 근래 하얀 머리가 된 나를 보고 "안녕하세요" 굽실하며 엘리베이터 에 오른다. 속으로 "아~하!. 괜히 염색을 했었네" 자연 머리의 고귀함도 모르고. 이것이 내 삶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행복하니까 웃는 것이 아니고, 웃어서 행복해 진다는 말처럼 항상 웃는 2015년 되시길 바랍니다. 저물어 가는 甲午年 마무리 잘 하시고 乙未年 새해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surodoa
